제일약품 임직원, "10명 중 1명, 직장 내 성희롱 당했거나 본적 있다"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11 15:25:25
  • -
  • +
  • 인쇄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341명 대상 15억여 원 체불
진안군 장애인복지관도 노동관계법 위반 5건 적발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최근 임직원 간 폭행 사건이 벌어진 제일약품에 대한 고용노동부 실태조사 결과, 조사에 응한 10명 중 1명 이상이 본인이나 동료가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거나 본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11일 노동자에 대한 폭행,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제일약품과 진안군 장애인복지관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 제일약품 CI

제일약품은 지난 1월 50대 임원이 20대 여직원에게 강제로 술을 먹여 취하게 한 후 모텔로 끌고가려다 저항하자 무참히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에 따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은 예외없이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특별감독 결과, 제일약품에서는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꺼려하는 점을 고려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피해 경험 등에 대해 익명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응답한 직원의 11.6%가 본인 또는 동료가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거나 본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9%가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됐다.

또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다수 적발됐다.

제일약품에서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341명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금품 15억여 원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 금지 위반,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등이 확인됐다.

진안군 장애인복지관에서도 총 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하는 등 조직문화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27명에게 연차수당, 주휴수당 등 금품 1600여만 원을 체불한 사실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특별감독에서 확인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조직문화 개선 계획을 수립해 모든 노동자가 볼 수 있도록 회사 내에 공개하는 한편, 지방노동관서에 제출하도록 지도하고 특별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는 경우 별도 조사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법정수당 미지급 등 임금체불 건도 피해 노동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모두 청산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권기섭 노동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사례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하게 대응해 노동자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현장을 지속해서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석호
이석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코레일, 운행 중인 KTX ‘AI로 실시간 차량 모니터링’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인공지능(AI)으로 운행 중인 KTX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CBM은 열차가 운행하며 차량 주요 장치의 작동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

2

LG유플러스, 장애인 인식 개선 위한 '런치콘서트' 개최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LG유플러스는 임직원들의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발달장애인 예술인과 함께하는 ‘런치콘서트’를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런치콘서트’는 LG유플러스의 사내 문화행사로, 점심시간에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복지 전문단체인 밀알복지재단과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3

2000명 몰린 ‘2025 대한민국 국제 플로리스트 전시회’,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독일 바이에른주 푸르트 임발트에서 개막한 '2025 대한민국 국제 플로리스트 전시회'가 성대한 막을 올렸다. 개막 첫날 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인구 2만 명 남짓의 작은 도시에서 수천 명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는 현지 박람회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기록되며, 한국 플로리스트의 국제적 위상을 입증하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