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과징금 등 불확실성도 남아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정부가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고와 관련해 이용자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자 증권가는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가 예상보다 강경해, 연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배당 여력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앞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SK텔레콤이 2021년부터 해킹 공격을 받았으며, 2022년 자체 조사에서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보안 관리의 중대한 과실을 지적하며, 의무 사용기간이 남은 가입자의 계약 해지 시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다.
![]() |
▲지난 4일 열린 고객 보상안 발표 현장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사과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증권가도 즉각 반응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조치가 예상보다 강경하다”며 올해와 내년 SK텔레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35%, 12%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조사 결과 발표 직후인 4일, SK텔레콤 주가는 5.56% 급락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무선 가입자뿐 아니라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 이탈도 발생하고 있어 가입자 순감과 매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위약금 면제, 고객 유지를 위한 비용, 과징금 부과 등 대규모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입장이 예상보다 강경해 과징금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전년 수준의 배당 유지 가능성도 불확실해졌다”고 우려했다.
다만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감사 패키지, 위약금 면제, 정보보호 혁신안 등은 사실상 가능한 최대한의 보상책”이라며 “일회성 비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2026년부터는 손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증권사들은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5만6000원에서 5만2000원, 대신증권은 6만7000원에서 5만6000원, 현대차증권은 7만원에서 6만3000원, NH투자증권은 6만5000원에서 6만3000원, IBK투자증권은 7만원에서 6만6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