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콘텐츠' 및 '재미 밀도', 유저 입맛 맞추기 '정조준'
[메가경제=정호 기자] 2025년 새해까지 50일 정도가 남은 가운데 신작들은 되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최근 환세취호전부터 몬스터길들이기 등의 신작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전작의 명성을 재현·추월하는 주된 관건은 콘텐츠 밀도와 높은 원작 재현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게임업계에 '레트로(복고) 문화'는 경제적·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주요 트랜드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예를 들자면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열풍·짱구는 못말려 등 오랜 IP의 파급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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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마블 몬스터에서 개발 중인 '몬길: 스타 다이브'는 기존 시리즈의 수집형 RPG가 아닌 액션 RPG로 출시된다.[사진=메가경제] |
이 오랜 IP를 게임으로 다시 재활용했을 때는 유명세에 기대 관심몰이는 성공할 수 있지만 전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IP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기본이며 게임이 갖춰야 할 완성도가 뒤따라야하기에 자칫하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 되려 IP 명성 실추하는 '후속작' 딜레마
개발사들은 전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으로 개발하는 것은 공통의 목표로 삼지만 되려 IP의 명성을 깎아 먹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2005년 엠포마코리아에서 출시한 '영웅서기'는 당시 피처폰 게임의 황금기를 견인한 명작 RPG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핸드온모바일 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뒤 출시한 영웅서기2는 2011년까지 6편의 시리즈로 이어졌다.
계속될 것 같던 영웅서기 시리즈의 인기는 4년의 공백 기간을 가진 뒤 2015년 출시된 '영웅서기 온라인'에서 시리즈의 명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불안정한 콘텐츠, 과한 과금 유도, 원작을 반영하지 못한 스토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IP에 의존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한 게임은 영웅서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프톤엔터테인먼트가 2002년 출시한 호러 MMORPG '다크에덴SD' 또한 약 5개월만에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사전예약 당시 100만명의 유저에 관심을 받았지만 같은 장르를 가진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를 찾기 어려워 점차 유저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사례를 종합해 봤을 때 원작을 존중하면서 기존 게임들과 차별점을 두는 시도가 게임의 수명을 결정짓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IP 파워는 초기 관심몰이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완성도가 결국 게임의 흥행을 뒷받침하는 수단인 셈이다.
'추억 보정'을 내세운 게임들은 현재도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개발에 한창이다. 기존 장르를 변경하면서도 원작의 느낌을 재현한 콘텐츠를 추가하고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등 특징을 보이고 있다.
◆ 수집 요소 보전하고 액션 더한, 몬길 스타 다이브
넷마블 몬스터에서 개발 중인 '몬길: STAR DIBE(스타 다이브)'는 기존 시리즈의 수집형 RPG가 아닌 액션 RPG로 출시된다. 기존 모바일에서 서비스되던 환경을 PC·콘솔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기존 1000종이 넘는 몬스터를 수집·조합해 턴제 전투로 던전을 클리어해나가는 게임성이 아닌 '재해석'을 전면에 내세웠다.
몬길: 스타다이브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기존 콘텐츠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액션을 더했다. 유저는 몬스터마다 격파 방법을 찾아 3명으로 구성된 파티 멤버의 특성·스킬을 조합할 수 있다. 캐릭터 간의 합동 공격인 '연계기' 또한 콘텐츠를 풀어나가는 데 관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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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캣에서 개발 중인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턴제 RPG였던 동명의 원작을 캐주얼 RPG로 재해석했다.[사진=메가경제] |
◆ 고인물 아타호 팬티만 입을까? 환세취호전 온라인
슈퍼캣에서 개발 중인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턴제 RPG였던 동명의 원작을 캐주얼 RPG로 재해석했다. 원작과 같은 2D 도트그래픽으로 재현된 이 게임에서는 몬스터를 잡을 때 다른 유저와 협동 및 경쟁할 수 있다. PC와 모바일 환경을 동시에 지원하며 오는 11월 24일까지 클로즈베타서비스에 돌입했다.
기존 게임이 랜덤 인카운터 방식으로 적과 조우 및 전투가 가능했다면 이 신작은 필드에 몹과 실시간 전투를 벌이게 된다. 캐릭터마다 공격력, 방어력, 기술력 등의 능력치를 분배해 유저마다 육성 방향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예로 같은 캐릭터라도 탱커·어태커를 비롯한 역할 설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원작 속 미니 게임이었던 먹기 대회, 마시기 대회, 무투 대회 등도 게임 속에 재현했다. 캐릭터들의 대사 또한 엉뚱하고 발랄한 원작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슈퍼캣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환세취호전뿐만 아니라 환세희담을 비롯한 시리즈의 캐릭터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르를 변경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엄선하는 데에는 아직 개발 중인 게임으로서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며 "IP를 부활시킨 게임들의 향후 수명을 결정짓는 것은 향후 업데이트와 발전 가능성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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