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카드' 출시, 페이 간편결제...취약계층 접근성 개선 목소리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면서 자산규모가 증가하는 시니어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건강·문화 등 시니어 특화 상품을 내놓으면서 ‘액티브 시니어’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니어의 금융 디지털 소외를 우려하며 비대면 상품에 취약계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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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보험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시니어 특화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와중 시니어의 금융 디지털 소외를 우려하며 비대면 상품에 취약계층 접근성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관계 없다. [사진= Microsoft Bing Image Creator]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보험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시니어 특화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카드는 이날 시니어 고객 대상 신용카드인 ‘하나 더 넥스트 멤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생활요금 자동납부 및 의료·문화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은퇴 후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시니어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시니어 손님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씨카드 데이터사업본부에 따르면 전체 고객 가운데 60대 이상의 결제액 비중은 2019년 12월 16%에서 작년 12월 25%로 5년간 9%포인트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시니어 세대가 자기계발뿐만 아니라 요가·필라테스 등 운동과 여행 액티비티 상품에 이르기까지 소비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들이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드업게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높은 연회비와 함께 다양하고 풍부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풍요로운 삶과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혜택이 준비됐다”고 전했다.
보험업계는 시니어보험 활성화 등 사회 안전망 역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손해보험협회는 19일 기자간담회서 고령층 자산관리 서비스를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보험금 청구권 신탁 확대를 검토한다고 했다. 요양서비스 양질화와 보험사 도심지역 돌봄 시설 확충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은행 점포 수 축소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떨어지는 와중 금융권 상품 중 비대면 서비스 비중이 과도하게 커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영업점이 있는 국내 15개 은행이 취급하는 34개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27개 상품은 비대면 전용으로 출시됐거나 비대면 거래 시 우대금리를 제공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60~69세 인구의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률(최근 1년 내 사용 경험)은 60.7%다. 70세 이상 인구의 이용률은 20.4%에 불과했다. 20~59세 이용률이 90% 이상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고령자일수록 은행권 예·적금 상품 이용 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카드를 비롯한 금융 결제 서비스에서도 디지털 역차별이 발생했다. 카드사들은 별도의 실물 카드 없이 모바일 카드만 제공하는 ‘언택트 카드’ 발급을 본격화했고, 적립·할인 등 각종 혜택도 페이 앱을 통한 모바일 간편결제에 집중됐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에 비해 영업점 방문이 잦은 70대 이상 고령층에는 금융 접근성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며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고객들이 지점을 방문하기 위해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더 많은 대기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점포 수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교육과 점포 내 시니어 맞춤 인프라를 확보하고, 특화 금융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방면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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