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구현모 아바타'로 맹공...TF 만들어 이슈 방어 총력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여권의 강한 압박을 뚫고 KT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60)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지배구조 개선 카드를 꺼내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윤 사장은 현 구현모 KT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 |
▲ 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 [사진=KT 제공] |
KT는 윤 사장의 요청으로 가칭 '지배구조 개선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들어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선제적인 이슈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KT 이사회는 전·현직 임원 출신인 4명 대상자 중 윤 사장을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KT 내부 출신 대표 후보 대상자들에 대해 '내부 이익카르텔', '그들만의 리그'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인선 중단까지 요구했다.
특히 윤 사장에 대해서는 '구현모 아바타'로 몰아세우며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구조를 강조하며 '모럴 해저드' 문제를 언급하는 등 KT 대표 인선에 대해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결국 강한 외압을 뚫고 최종 후보로 올라선 윤 사장은 전날 소감문을 통해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튿날에는 회사 측을 통해 대표 취임 후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재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윤 사장이 마지막 심판대인 이달 KT 정기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정부 여당과 같은 입장을 취해온 만큼 윤 사장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구 대표 체제에서 끌어들인 우군으로 평가되는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공개적으로 윤 사장 측에 서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대로 외국인 주주나 소액 주주가 정부 외압에 맞서는 KT 현 경영진을 지지할 가능성도 낮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KT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은 이날 열린 좌담회에서 KT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의 'CEO 리스크'에 대해 논의하면서 윤 사장의 대표 후보 자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