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신라 면세업계 악화 속 여파는?
[메가경제=정호 기자] 롯데면세점이 임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사업 확장으로 인한 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가장 많은 국내 면세점 수를 보유했지만 급감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로 인해 3분기 적자가 누적됐다. 액수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37억원이다.
7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신청 대상은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를 10년 이상을 채운 직원 등이다. 이는 지난 6월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의 비상 경영 체제 돌입과 연결된다. 당시 김 대표가 재도약 기반으로 내세운 조치 중 하나가 '전사적 인력 구조 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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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사진=정호 기자] |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자를 대상으로 32개월 치 임금과 취업 자금 2000만원을 보상한다. 대학생 자녀를 둔 퇴직희망자를 대상으로는 최대 3명까지 10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임금피크 대상자들은 별도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롯데면세점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에는 면세사업장 규모가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면세점 수로 따졌을 때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월드타워점·부산점·제주점·김포공항 출국장점·김해공항 출국장점·제주공항 출국장점 총 8곳을 보유했다. 다음은 신라면세점이 서울점·제주점·인천공항·T2 출국장점·김포공항 출국장점·인천공항 T1 출국장점·HDC신라면세점 등 총 6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각각 4개씩이다.
앞서 국내면세점은 유커 의존도가 높았다. 일례로 면세점업계가 가장 호황이던 2018년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경우 유커가 90%, 개별관광객이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지만, 면세점 회복에는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주된 이유로는 바뀐 외국인 여행객의 소비 성향에 기인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올해 3월까지 집계된 방한 중국인 수는 101만5000명으로 603.9%를 차지했다.
다만 20·30 젊은 여행객이 증가했다. 이 여행객들은 단체 관광보다는 개별 관광을 선호하며 정해진 여행 장소보다 SNS를 통해 공유된 장소로 직접 이동하고 편집숍을 주로 이용한다. CJ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하며 1분기 매출 1조7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매출은 263%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인 고객 수는 673%로 일본인 고객 285%의 2배에 달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유커에 의존하던 영업 방식의 악화가 이번 희망퇴직에 영향을 준 것은 맞다"며 "앞으로도 효율화에 집중하며 긴축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롯데면세점의 구조 조정으로 인해 다른 면세업계의 전망 또한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현대면세점 관계는 "우리는 면세 시장의 몸집이 커지고 있을 때 사업을 시작했기에, 현재로서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 대비 피해가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로써 2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앞으로도 내실 경영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전년 156억 대비 적자 폭을 67% 개선했다. 신라면세점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59억원과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6%, 83.8%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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