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 200조 돌파…“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비중 커”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12-01 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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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내부거래 비중 가장 높아
물류‧IT 서비스에 내부거래량 몰려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2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셀트리온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IT 서비스 업종은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2021년 상품.용역 거래 현황 등’(내부거래 현황)을 분석・발표했다.

분석대상과 기간은 지난 5월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316개 계열회사의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기간 중 내부거래 현황이다.

올해는 집단별.업종별 내부거래 현황‧변동추이와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 관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현황 등 정보와 함께 물류‧IT 서비스 분야 내부거래 현황, 공익법인과의 내부거래 현황도 분석‧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많았으나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상관관계는 다소 완화됐다.
 

올해 국내 76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1.6%, 내부거래 금액은 총 218조 원으로 지난해 183조 5000억 원 대비 19% 증가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한화 등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 경우 매출액이 1031조 2000억 원에서 1208조 9000억 원으로 대폭 증가하며 내부거래 금액 또한 크게 늘었으나 내부거래 비중은 12.9%로 2년 연속 감소했다.
 

▲ 총수 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에 따른 내부거래 비중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특히 총수 일가‧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은 지속되고 있었다.

다만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22.7%에서 19.3%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감소하는 등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상관관계가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통해 승계자금 마련 목적의 사익편취가 이루어질 소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변화는 의미 있는 부분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42.0%)이었으며 대방건설(28.2%)과 중앙(28.0%)이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 그룹은 의약품을 생산하는 ‘셀트리온’의 유통‧판매 기업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매출액 1조 3400억 원이 전체 매출액의 37.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방건설은 아파트 건설업 특성상 시공사 대방건설‧대방산업개발과 시행사 디비건설 등 사이 공사용역 매출액이 9200억 원으로 높게 나타났다.

중앙의 경우 신문‧방송‧레저‧멀티플렉스 등 사업 부문별로 모‧자회사 간 기능이 분리돼 있어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반면 ▲크래프톤▲KG▲두나무▲보성▲일진▲오케이금융그룹▲신영▲농심 등 신규 지정 집단 8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6.5%로 낮게 나타났다.
 

▲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 상위 5개 (업종별 내부거래 금액 2조원 이상, 중분류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내부거래 금액이 2조 원 이상인 업종 중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IT서비스업)과 사업 지원 서비스업 분야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내부거래 금액은 자동차·석유 등 제조업‧건설업‧금융업 분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 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매출액은 12조 3000억 원이며 내부매출 비중은 49.6%로 나타났다. 물류 매입 현황을 공시한 25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 매입액은 12조 원, 내부 매입 비중은 49.8%로 나타났다.

물류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 ▲농협 ▲한라 ▲하이트진로 ▲농심 순이었으며 금액이 높은 기업집단은 ▲LG ▲쿠팡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순으로 나타났다.

 

▲ 물류 내부매입 비중이 큰 기업집단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IT 서비스 매출 현황을 공시한 47개 기업집단의 IT 서비스 내부매출액은 13조 1000억 원, 내부매출 비중은 68.3%였다.

이들 중 IT 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100%인 기업집단은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쿠팡이며, 내부매출액이 높은 기업집단은 ▲삼성 ▲엘지 ▲에스케이 ▲현대자동차 ▲롯데 순으로 조사됐다.
 

▲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큰 기업집단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는 물류‧IT 서비스 분야에서 매출‧매입 양방향 모두 내부거래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류‧IT 서비스 기업은 매출을 계열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 혁신 동력이 저하되고 매입회사 또한 계열 물류‧IT 서비스 회사로부터의 매입에 의존하게 된다. 이에 독립 해당 업종 기업의 성장 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내부에 쌓인 노하우를 외부로 원활히 공유하고 이를 통해 물류‧IT 서비스 업계 전반의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데 더욱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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