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8곳, LH 임대주택 보험 담합 ‘들통’...공정위, KB손보 등 법인·임직원 檢 고발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4 17: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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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공기업인스 입찰 담합 주도...삼성화재 들러리 서
‘짬짜미’ 손보사들,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6억 물어

국내 손해보험사 8곳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임대주택 보험 입찰 과정에서 담합 행위를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번 담합을 주도한 법인 2곳과 임직원 3명은 검찰에 고발될 예정이다.
 

▲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케이비손해보험(KB손해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엠지손해보험(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디비손해보험(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공기업인스컨설팅 등 8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7억 6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LH가 지난 2018년 발주한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과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참가나 불참과 같은 방법으로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KB손보와 보험대리점인 공기업인스에 대해서는 이번 담합을 주도했다고 보고 각각 법인과 임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LH가 발주한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 및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에서 낙찰을 받은 KB손보는 그해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에 따른 보험금 지급 발생으로 100억 원 규모의 손해를 보게 되자 2018년 입찰에서 낙찰받아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기업인스와 담합을 모의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KB손보와 공기업인스는 삼성화재를 들러리로 섭외하고, 한화손보와 흥국화재는 입찰에 불참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화재와 한화손보는 낙찰예정자인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경유를 통해 재재보험으로 인수하게 했다.

보험가액이 큰 경우 원수 보험사는 재보험에, 재보험사는 재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점을 이용해 담합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KB공동수급체 참여사는 KB손보, 롯데손해보험, DB손보, 현대해상보험, MG손보, 메리츠화재 등 6개사로 구성됐다.

흥국화재는 그해 LH가 발주한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도록 했다.

MG손보와 DB손보는 삼성화재가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업인스는 KB공동수급체 참여사들로부터 모집수수료를 챙겼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KB공동수급체가 결국 낙찰을 받게 됐다.

낙찰금액은 전년도보다 4.3배가량 올랐고, 설계가 대비 입찰률도 49.9%에서 93.0%로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는 LH가 2016년부터 재산종합보험 입찰을 통합해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같은 해 LH가 발주한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담합이 일어났다.

KB손보과 공기업인스는 한화손보 및 메리츠화재를 입찰에 불참하게 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배정해주기로 했다.

KB공동수급체는 KB손보, 흥국화재, 농협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MG손보 등 5곳이 참여했다.

MG손보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불참하는 대신 지분을 배정받기로 한 사실을 알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담합에 가담했다.

입찰 결과 KB공동수급체는 전년보다 2.5배가량의 금액에 낙찰받았고, 설계가 대비 입찰률은 57.6%에서 93.7%로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역시 LH가 2016년부터 화재보험입찰을 통합 실시한 이래 낙찰금액과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편, MG손보는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등에 KB공동수급체 지분을 배정하기 위해 LH의 청약서와 보험증권을 위조한 사실도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났다.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지 않은 손보사 3곳에 지분을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LH의 날인을 편집해 청약서 서명란에 붙이는 방법으로 위조를 한 것이다.

다만 삼성화재에 대한 지분 배정은 무관해 제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보험사들이 들러리와 입찰 불참 대가로 재재보험을 인수하도록 하거나 청약서를 위조해 지분을 배정하는 방법으로 담합 대가를 제공하는 형태의 담합 행위를 적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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