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민원' 폭주에도 급식업체 못 바꾸는 '속내'왜?
[메가경제=정호 기자] 신세계푸드가 고급 아파트 주거지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급식 식단으로 입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6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주거 단지에 아파트 식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입주자 커뮤니티에서는 냉동떡갈비는 물론 해쉬브라운을 비롯한 메뉴 선정과 강남 일대 한식 뷔페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불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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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세계푸드> |
신세계푸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2018년 서울 한강변 고가 주상복합단지인 '트리마제'를 통해 아파트 식사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 단지는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웨커 등이 있다.
아파트 식사 서비스는 2017년 미분양 상태에 놓인 '트리마제'가 입주 후 조식 서비스를 통해 이름을 알리며 다른 고급 아파트 단지로 확산했다. 조식 서비스가 고급 아파트 단지의 상징으로 사용되면서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등 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아워홈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천안 펜타포트 컨시어지, 삼성웰스토리는 래미안 블레스티지, 용산 센트럴파크 등을 대상으로 사업장을 확장한 바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3.3㎡(평)당 1억 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강남권 내에서도 신규 대장아파트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9월 24일부터 식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사는 평일에는 중식·석식, 주말은 조식·중식을 제공하는 제공하는 조건으로 금액은 한 끼 당 1만1000원이다.
문제는 이 금액으로 제공하는 음식 수준이다. 입주자 전용 게시판에 글을 게재한 한 입주민은 "함박스테이크 정식? 냉동떡갈비 맛이던데요, 계란후라이와 냉동 해쉬 브라운을 주고 1만1000원이요?"라며 "강남 일대 한식뷔페 식당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건 왜인거죠"라고 성토한 바 있다.
급식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최근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다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것 같다"고 지적했다.
제공 음식 품질이 저하된 주된 이유로는 급식 업체 간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위탁계약 형태를 '식단가제'로 변경한 것이 지적됐다. 기존에는 단지마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 식당 운영 비용을 위탁업체가 청구하는 '관리비제' 계약이 많았다.
사업장 운영 방식이 식단가제로 변경되면서 아파트 단체 식사 서비스 사업은 식대, 식수에 따라 벌어들이는 수익 차이가 생겼다. 이는 반대로 식수가 부족해 손실이 생기면 그 피해는 급식업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결국 수익 보전을 위해 급식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생기는 이유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기대치를 하회하는 급식 수준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쉽게 업체를 변경할 수도 없다. 다른 급식업체 관계자는 "급식사업장은 대부분 2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걸로 알고있다"며 "집단 식중독 등을 비롯한 큰 사안이 아닌 이상 품질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식단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을 메가경제에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후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양질의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 연말특식으로 참치 해체쇼를 진행하며 입주민들에게 좋은 반응 또한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1월부터 수요일에는 솥밥데이, 주말에는 베키아에누보 시그니처 메뉴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노력을 펼칠 예정"며 "운영 초반인 만큼 일부 입주민들의 불만이 있겠지만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음식과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며 빠른 시간내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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