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연체율 20% 넘어..."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달라"
2금융권 연체율 9년만 최고..."대출부실화 지속적 대응해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에 해당하는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해 업계에 미칠 영항에 관심이 모아진다. 해당 저축은행은 유상증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등 자본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두 저축은행이 부동산 대출 부실 영향에도 충분한 자금여력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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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옥 전경.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
27일 저축은행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따르면 금융위의 이번 경영개선권고는 일시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된 저축은행 등에 대해 신속한 경영개선을 유도해 건전성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 연체율과 관련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 속도가 늦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해당 채권의 경·공매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이나 상각에 더욱 속도를 내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경영개선권고는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다. 권고를 받으면 부실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감액, 경비절감, 배당제한 등의 조치가 따른다. 당국은 경영개선권고 이행 기간(6개월) 중 해당 저축은행의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개선 상황 등을 살펴본 후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조치를 종료한다.
이에 안국과 라온 등 저축은행은 유상증자 실행 및 M&A 시장에 나오는 등 경영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안국저축은행은 올 3분기부터 현재까지 상·매각을 통해 약 500억 규모 부실채권을 정리했고 이날 아침 유상증자를 50억가량 진행해 자본금을 확대했다.
라온저축은행도 현재까지 약 200억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를 마쳤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베셀이 KBI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라온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M&A 가능성을 높였다.
해당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6월과 9월을 기준으로 정상 등급을 회복하는 등 상당 부분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금융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2.12%에서 2.18%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5년 3분기 2.33%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풍선효과로 저축은행권 전반의 연체율이 악화함에 따라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의 올해 9월말 연체율은 각각 19.4%, 15.8%이며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4.8%, 16.3%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저축은행 업권의 평균 연체율은 8.7%,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2%이다.
앞서의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한 연체율 증가에도 두 저축은행의 국내은행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은 규제비율보다 높다”며 “이는 손실 흡수 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벌어졌던 영업정지, 계약이전 등 고강도 구조조정과는 크게 다른 양상”이라면서도 “다만 적잖은 부실 부동산 PF 자산을 안고 있어 더 이상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지속적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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