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위상 높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메모리 반도체에 공격적 투자 나선다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3 18: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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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에 총 171조 투자...38조 추가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것”
‘K-반도체 벨트’ 구축…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 완성

‘K-반도체’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힘을 쏟는다.

정부는 13일 오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패스, 리벨리온 등 민간기업과 함께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를 열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칠희 네패스 회장,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등 반도체 업계 대표들이 직접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발표에서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 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 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리더십 조기 확보를 위해 기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한 133조 원의 투자계획에 38조 원을 추가한 총 171조원을 오는 2030년까지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고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며 133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클린룸 규모만 축구장 25개 크기인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평택 3라인’이 완공된다. 평택 3라인은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으로, 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차세대 D램에 EUV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등 미래 메모리 솔루션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며 '초격차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P3라인 브리핑 및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과 투자도 더욱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회사) 대상 지적재산권(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는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많은 팹리스 창업이 이뤄져 전반적인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기술력이 업그레이드되는 부가 효과를 유발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용인 클러스터 중심 메모리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SK하이닉스도 이날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고 선언하며 ‘K-반도체 전략’에 화답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현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며, 청주 사업장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 있는 정도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날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화와 함께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호 부회장이 ‘M&A 승부사’라는 별칭을 가진 만큼 향후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분야 투자를 위한 M&A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했으며,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 SK하이닉스의 굵직한 투자에 관여한 바 있다.

지난 4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는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강변했다.

지난달 말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노종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언급해 조만간 M&A나 공격적인 지분 인수에 나서지 않겠나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표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한편, 이날 정부도 민간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환영의 메시지를 내놨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고,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엄중한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 이번 ‘K-반도체 전략’을 만들었다”며 “510조 원 이상의 대규모 민간투자에 화답해 정부도 투자세액공제 5배 이상 상향, 1조 원 규모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 등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기지가 된다면 국제 사회와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다”며 “오늘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수출은 2020년 992억불에서 2030년 2000억불로 증가하고, 고용인원은 총 27만명 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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