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세계 1위 수성 위해 '이재용 역할론' 힘 얻어
재계에서 청와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정식으로 건의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6일 오후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 명의로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 소관 부서에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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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재수감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삼성. [사진=연합뉴스] |
이번에 제출한 사면 건의서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전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선두에 나서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요 경쟁국들 또한 투자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반도체 산업 현안을 꺼내 들었다.
이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시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 동안 쌓아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를 위한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서는 기업 총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로 꾸짖고 치열한 반성이 있어야함이 마땅하다"면서도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하루 빨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우리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달라"며 청와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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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거세게 번져가면서 'K-반도체' 생태계 존립이 풍전등화인 상황에 놓이자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재계뿐 아니라 종교계,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에서 이 부회장 사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27일 대구상공회의소와 경북 10개 상의로 구성된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에서도 사면 탄원서를 청와대와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청와대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며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해 반도체 위기론 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태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삼성전자에 자국 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론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G2 갈등 속에 글로벌 시장에서 K-반도체 위상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재용 리더십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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