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수수료 깎아줘 '멜론' 밀어줬다"...공정위, '로엔' 부당지원에 시정명령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4 19: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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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온라인 음원서비스 멜론 운영 자회사 로엔에 52억 규모 부당지원
공정위 “경쟁자보다 수수료 낮게 받았다”...SKT 내부 문건서도 정황 나와

SK텔레콤이 자회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음원서비스가 시장에서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수법으로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0~2011년 당시 온라인 음원서비스 '멜론(Melon)'을 운영했던 옛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부당지원한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어긴 SK텔레콤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 SK텔레콤 본사 [사진=연합뉴스]



로엔은 2013년 7월 사모펀드(PEF) 스타인베스트홀딩스(어피니티)에 매각돼 SK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이후 2016년 1월 다시 카카오가 1조 8743억 원(지분 76.4%)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로엔 경영권을 최종 인수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SK텔레콤은 직접 운영하던 멜론 사업을 지난 2009년 1월 자회사인 로엔에 넘겼다.

이때 로엔이 시장에서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휴대폰 소액결제로 음원 구입 시 통신사가 받게 되는 청구수납대행 서비스 수수료율을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합리적 이유 없이 기존 5.5%에서 1.1%로 깎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SK텔레콤은 2009년 로엔에 다른 음원 사업자와 비슷한 수준인 5.5%를 적용했지만, 이듬해가 되자 수수료율을 큰 폭으로 내려 간접적으로 로엔을 지원해준 셈이 된 것이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 로엔에 52억 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봤다. 당시 경쟁이 치열했던 국내 온라인 음원서비스 시장에서 멜론이 다른 사업자보다 재무적으로 유리하게 발판을 만들어줘 1위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재무여건이 좋지 않았던 로엔은 수수료로 나갈 비용을 아껴 영업에 활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공정위 측은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원이 이뤄진 기간에 스트리밍상품 점유율은 4위에서 1위로, 다운로드상품은 2위에서 1위로 올랐다.

로엔은 같은 기간 단 한 번도 1위 사업자 지위를 내준 적이 없지만, 2위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2009년 17%포인트에서 2010년 26%포인트, 2011년에는 35%포인트로 크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로엔이 2012년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위상이 굳어지자 SK텔레콤은 로엔에 적용하던 수수료율을 다시 5.5%로 올렸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SK텔레콤 역시 이 같은 행위가 계열사 부당지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공정위 조사에서 ‘SKT가 전략적으로 로엔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지원’,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부당지원 Risk에 노출’, ‘SKT 경영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공정거래 리스크 제거’, ‘공정위의 발견 가능성 및 법적 Risk가 대단히 높음’ 등의 문구가 담긴 내부 문건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선점 효과가 중요한 초기 온라인(모바일) 음원서비스 시장에서 대기업집단이 자금력을 이용해 계열사를 지원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중요하고, 마케팅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므로 이 사건 자금 지원은 로엔이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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