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성공, 민간우주개발시대 '한국판 스페이스X' 생태계 성숙 기대감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8 10: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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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첫 시도인 '실전발사' 성공…“뉴 스페이스 시대 열었다“
실용위성 계획된 궤도에 안착…목표고도 550㎞ 지점서 정상 분리
차세대소형위성 2호, 양방향 교신 성공 이어 SAR 안테나도 펼쳐
부탑재 큐브위성 7기 중 5기 확인…도요샛 3호기 등 2기는 미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체계종합기업 첫 참여…4차부터 제작 총괄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차 발사는 우리나라가 직접 만든 발사체를 통해 실용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안정적으로 쏘아올리는데 성공함으로써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의 확보를 통한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세계 속에 확인시켰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함으로써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 우주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에 누리호 발사체 제작 총괄과 발사‧운용‧점검 등 절차에 참여했으며 4차 발사부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의 기술이전을 받아 조립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고 책임지게 된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는 2차에 이은 3차의 성공적 발사를 통해 얻은 누리호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확보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함으로써 미국의 스페이스X와 같은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한국형발사체의 원대한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것이다.

앞으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으로 2025~2027년 세 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더 발사하게 된다. 4~6차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누리호 기체 총조립을 맡게 되고 항우연과 함께 발사 운용을 맡게 된다.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25일 발사 성공이 확인된 후 가진 브리핑에서 “발사체 본연의 역할인 위성 발사를 충실하게 수행해 관련 기술과 운영 능력이 진일보했다”면서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에 참여해 역할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누리호는 기술적인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2027년까지 3차례 비행을 더 수행하게 된다”며 “뿐만 아니라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오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국내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누리호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국민들께 보고드린다"고 밝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 장관은 그러면서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다양한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나갈 수 있는 ‘뉴 스페이스(민간우주개발) 시대’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누리호의 3차 발사는 발사와 분리라는 1단계 성공에 이어 모든 탑재 위성의 정상 작동이라는 2단계 성공까지 거두면 ‘완벽한 성공’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항우연은 25일 오후 누리호의 비행 종료 후 발사체 비행 정보를 담고 있는 누리호 원격수신정보(텔레메트리)를 초기 분석한 결과,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투입돼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음을 확인했다.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7기 중 6기의 정상적인 사출도 확인했다. 그러나 큐브위성 1기(도요샛 4기 중 1기)의 사출 여부는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사진은 누리호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앞서 25일 오후 6시 24분 정각에 발사된 누리호는 이륙 123초 후 고도 약 66㎞에서 1단 분리, 230초 후 고도 209㎞에서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 267초 후 고도 263㎞에서 2단 분리, 고도 약 550㎞에서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분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누리호 3단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탑재체는 주탑재위성 1기와 부탑재위성 7기 등 모두 8기였다. 26일 현재 주탑재위성 1기와 부탑재위성 5기와 교신에 성공했으나 나머지 부탑재 큐브위성 2기와의 교신은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만으로도 우리나라 우주산업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제부터는 기존 미국, 러시아 등 우주 강국과의 격차를 극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서 상업화에 성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위성 상태를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누리호에 실려 궤도에 오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6일 주 탑재체인 영상레이다(SAR) 안테나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부탑재위성 중 도요샛은 1,2,4호 신호 수신에 성공했고, 민간산업체 큐브위성 중 루미르와 카이로스페이스 위성도 운용에 들어갔다. [그래픽=연합뉴스]

27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누리호가 쏘아올린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안정적인 궤도안착과 정상 작동을 향해 순항중이다. 누리호 3차 발사는 발사체 이륙과 비행, 위성 사출, 주탑재 위성 작동까지 사실상 완벽한 진행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발사 당일인 25일 오후 7시 7분께 남극 세종기지에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비콘(Beacon) 신호가 처음 수신됐다. 이어 51분 후 대전 지상국을 통한 초기 교신이 이루어진 데 이어, 26일 새벽 대전 및 해외 지상국을 통해 7차례 추가 교신에 성공했다.

당시 교신에서는 위성의 원격검침정보를 수신했고, 위성자세의 정상적 태양지향 상태 여부를 점검했다. 그리고 위성의 통신계 송수신 기능, 명령 및 데이터처리계 기능, 전력계 태양전지판의 전력생성 기능 등을 점검해 모두 정상임을 확인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6일 주 탑재체인 영상레이더(SAR) 안테나를 펼치는 데도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임무수행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고도 550km 태양동기궤도에서 국산 소형 X-대역 SAR을 이용해 지구를 관측하고, 우주 방사선과 우주 폭풍을 관측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SAR은 빛과 구름 영향을 받지 않고 주야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장비다.

위성은 이날 안테나를 펼친 후 모듈 상태와 위성의 자세 제어 기능도 점검했으며 모두 정상으로 나타났다. 본체와 센서 상태도 정상으로 확인됐다.

▲ 누리호 3차 발사 탑재 위성. [그래픽=연합뉴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일주일 간 점검을 통해 자세를 안정화시킨 뒤 향후 3개월 간 초기 운영을 거쳐 탑재체 점검 및 임무준비를 수행하고, 이후 본격적인 정상 임무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2년간 태양동기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15바퀴 돌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열 번째로 개발한 위성이다. 주 임무는 지구관측으로, 영상 레이더 탑재체를 이용해 레이더 영상을 획득하는 것이다. 구름이나 빛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주간이나 야간 또는 악천후에도 지구관측이 가능하다.

영상레이더는 최대 소비전력이 2.5kw에 달한다. 전력을 많이 쓰는 탑재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항상 태양을 볼 수 있어서 전력을 소모하더라도 바로 충전할 수 있도록 항상 태양을 볼 수 있는 궤도로 쏘아올렸다. 오전 여섯 시에 적도면을 지나는 ‘여명 황혼궤도’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다음 주 과학임무용 탑재체인 우주방사선관측기와 기술 검증 탑재체 4종의 기초 기능 점검을 수행할 예정이다.

▲ 지난 5월 10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서 3차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3단에 탑재위성이 장착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주탑재위성이 안정적 운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부탑재 큐브위성 7기 중 일부로부터는 비콘 신호가 잡히지 않고 있다. 큐브위성 5기와의 교신은 성공했으나 나머지 2기와의 교신은 계속 시도중이다.

한국천문연구원 큐브위성 도요샛은 누리호에 모두 4기가 탑재됐으며 지금까지 1,2,4호의 신호 수신에 성공했다.

도요샛 1호기는 발사 당일인 25일 위성 신호를 받는 데 성공했고, 2호기는 26일 오전 위성 신호를 받고 양방향 교신에도 성공했다. 4호기는 26일 오후 6시 24분 천문연 대전 지상국에서 첫 위성 신호와 상태 정보를 받는 데 성공했다.

다만 발사 후 명확하게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도요샛 3호 다솔의 신호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도요샛은 우주에서 태양활동에 의해서 벌어지는 우주의 각종 자기장 변화나 플라즈마 변화와 같은 우주날씨를 연구하기 위해서 특화된 인공위성이다. 위성 4개가 동시에 우주에 올라가서 각기 다른 지점을 관측할 수 있도록 처음 시도된 군집 위성이다.

민간산업체 큐브위성 3기 중에선 당일 신호를 확인한 루미르 'LUMIR-T1'과 카이로스페이스 'KSAT3U'가 현재 운용 모드로 들어간 상태다. LUMIR-T1은 현재 배터리 충전 모드로 운용 중이며, KSAT3U는 26일 오후 2시 40분께 양방향 교신에도 성공했다.

다만 져스텍 'JAC'는 아직 신호가 확인되지 않아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

'LUMIR-T1'은 우주방사능 측정, KSAT3U는 편광 관측, JAC는 우주용 카메라 검증을 위한 주된 목적을 띠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큐브위성이 통상 신호를 수신하고 교신하는 시간을 일주일 정도로 보는 만큼 지속해 송수신 문제를 모니터링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부탑재 큐브위성 7기 중 2기의 작동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발사와 위성 분리라는 1단계는 성공을 거뒀고 주탑재 위성과의 교신도 성공한 만큼 누리호 3차 발사는 대한민국 우주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 2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국내 민간기업의 최첨단 기술도 한몫을 했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모든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된 누리호 개발에는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그래픽=연합뉴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의 배경에는 국내 민간기업의 최첨단 기술도 큰 몫을 담당했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모든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된 누리호 개발에는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미국 스페이스X와 같은 자체적인 산업 생태계가 우리나라에서도 성숙돼 우주산업 선도국가 반열에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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