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인사이드] "삼성, 다시 반도체 왕좌 노린다"…전영현의 승부수 'HBM4·AI 투자' 전면전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8 13: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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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폭발에 16조 자사주 소각·추가 배당…'투자+환원' 투트랙 가속
HBM4 양산으로 기술 반격 신호탄…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확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AI 중심 반도체 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앞세워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배당 확대와 자사주 정책, 주주 소통 강화까지 병행해 ‘투자와 환원’의 균형 전략을 명확히 한 점도 이번 제57기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모습[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급증이 맞물리며, 올해 주총은 기술력 회복과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교차하는 분기점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18일 삼성전자는 오전 9시부터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을 개최해 2025년 경영 성과와 2026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약 420만 명의 주주를 보유한 ‘국민주’인 만큼 이번 주총은 국내 정기 주총 시즌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행사로도 주목받았다.

 

현장에는 주주와 기관투자자,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주요 안건 의결과 함께 사업 부문별 전략 발표 및 주주와의 대화가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서는 AI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배당 계획과 16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을 알렸다.

 

◆ "AI 수요 선제 대응"…시설투자·R&D 확대 지속

 

전영현 부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AI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기술 초격차 확보를 통해 미래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변동성 속에서도 연간 매출 333조6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가 상승과 맞물려 국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메모리 업황 반등 기대와 AI 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풀이한다.

 

◆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주주환원 정책 강화

 

주주환원 정책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기준 9조8000억 원 규모의 배당을 유지하는 동시에 1조3000억 원의 추가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 상반기 16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안까지 더해져 주주환원 규모는 크게 확대된다.

 

아울러 정관 변경을 통해 소수 주주 권한 강화와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해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 DS(반도체)·DX(디바이스 경험) 양축 전략으로 'AI 사업 재편' 가속


▲[사진=챗GPT4]

 

올해 삼성전자의 사업 전략은 반도체(DS)와 디바이스경험(DX) 양 축을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DS 부문은 로직(반도체 회로),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반도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등 AI 핵심 제품군에서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 공급을 시작한 HBM4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축에 속한다.

 

전 부회장은 “HBM4가 고객들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능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는 HBM4 시장 대응 전략과 향후 반도체 사업 전망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DX 부문은 스마트폰, 가전, TV 등 전 제품군에 AI 기능을 확대 적용해 서비스와 플랫폼 전반에 AI를 유기적으로 결합, 사용자 경험 혁신에 나선다. 단순 제품 경쟁을 넘어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노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주요 안건 의결…이사 선임·정관 변경 포함

 

이날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김용관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이 의결됐다.

 

특히 DS부문의 김용관 경영전략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허은녕 서울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 달라진 주총 분위기, 주가 상승·AI 기대 반영

 

올해 주총 분위기는 지난해와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에는 HBM 납품 지연 등 기술 경쟁력 약화 논란이 있었지만, 올해는 주가가 20만 원대를 넘나들고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장기화 기대가 반영돼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주주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전자투표와 온라인 중계를 병행했다. 2020년 도입된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들은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비대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주총 당일에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시청도 제공됐다.

 

안건 표결 이후에는 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을 비롯해 CFO(최고재무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각 사업부장이 참석해 반도체 업황, AI 전략, 투자 방향 등에 대해 주주 질의에 직접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 'HBM4·엑시노스2600' 등 미래 기술 공개

 

주총 현장에는 미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주주들은 HBM4 메모리, 모바일 AP ‘엑시노스2600’, 차세대 스마트폰과 폴더블 신제품, AI 가전, 마이크로 RGB(차세대 디스플레이) TV, 투명 마이크로 LED 등 혁신 제품을 직접 확인하며, 삼성전자의 기술 방향성을 체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삼성전자가 AI 중심 산업 전환기에서 기술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며 “특히 HBM4를 중심으로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AI 융합 제품 확대가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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