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권 기업들 발행 러시, '신종자본증권'이 뭐길래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1 16: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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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6500억 발행, JTB는 540억원
사실상 5년 만기 간주, 투자에 유의해야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신세계건설, JTBC 등 올 들어 비금융권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이 잇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돈줄이 마른 기업들로써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고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 들어서 비금융권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2조3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6206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발행기업도 지난해 6개에서 15개로 늘었다. 작년에는 이수건설이나 HDC아이파크몰 등 건설사를 중심으로 발행이 많았다면 올해는 JTBC,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CJ대한통운, CJ CGV, 풀무원식품, 효성화학 등 업종도 다양해졌다.

 

영구채는 만기가 통상 30년인 채권으로,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 처리한다. 과거에는 자본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려는 금융회사가 주로 발행했다. 올해에는 재무구조가 악화한 비금융기업의 발행액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전반적으로 번진 건설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29일 사모 영구채 6500억원어치를 연 7% 금리로 발행했다. 비금융기업 영구채 발행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종전 최대치는 2019년 SK인천석유화학이 발행한 6000억원이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800%대에 달한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20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6500억원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재무적 부담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경영 여건이 안정화되는 만큼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수주하는 등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JTBC는 지난달 31일에 계열사인 다보중앙을 대상으로 사모 영구채 540억원어치를 연 9.3% 금리로 발행했다. 발행 2년 뒤 영구채를 조기상환(콜옵션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3.0%포인트 올라가는 ‘스텝업’(금리 상향 조정) 조항도 담겼다. 지난해 말 기준 JTBC의 부채비율은 999% 수준이다. 

 

금융권 역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장 이번주 우리금융지주(최대 4000억원)를 시작으로 DGB금융지주(1000억원), 농협금융지주(최대 3000억원), 롯데손해보험(후순위채, 최대 1400억원) 등 금융사들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영구채 발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으로 첫 번째 콜옵션 행사 가능일(call date)에 조기상환을 실시하고 있어 시장에서 실질적 만기는 5년으로 여겨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비율을 낮출 수는 있다. 다만 5년이 지나고 상환 시점에서 기업 재무구조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투자자들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구채는 회사채에 비해서 위험도가 높고, 조기상환 시점에 재무구조 변화가 중요한데 쉽게 예측 불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은 고금리만 생각하지 말고 뚜렷한 관점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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