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당국, 상황급변 전제 컨틴전시 플랜 준비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PF 대란 우려 속에서 PF 자금으로 지원되는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이 업계의 대규모 리스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에서 신용을 공여한 PF-ABCP를 포함한 PF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3분기 기준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ABCP는 20조3000억원 수준인데 이중 82%를 차지하는 16조7000억원의 만기가 올 1분기에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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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특히 우량 물건으로 평가받는 A1보다 신용도가 낮은 A2등급이하 PF-ABCP 3조3000억원의 경우 부실화될 여지가 많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또 지난해 2분기말 국내 증권사 전체 채무보증이 42조2218억원에 달하는데 한국투자증권이 5조8995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KB증권이 4조8796억원, 메리츠증권 4조8153억원, 신한투자증권 3조6492억원, 하나증권 3조2428억원 등 순으로 채무보증액이 많았다. 통상 증권사는 직접 대출보다 채무보증으로 PF 자금을 지원해온 만큼 관련 잠재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져 리스크 확대와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태영건설 관련 증권업계의 직접 익스포저는 2183억원에 달한다. 전체 PF대출 가운데 증권사의 브릿지론 비율은 33%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한은과 금융당국은 대부분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 대응여력이 충분하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하면서도 상황 급변을 전제로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로 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증권사에서는 PF 채무보증 이행의무에 따른 유동성 수요의 대규모 확대를 예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건설사의 회사채·CP 매입과 이를 보증하는 PF-ABCP의 차환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태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단기 지원자금 성격인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확대 프로그램도 증액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동산 PF시장 안정화를 위한 지원 규모가 기존 85조원에서 상황에 따라 100억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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