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도 ‘거품’ 빼나...금융당국 잇단 퇴짜에 ‘고무줄 공모가’ 논란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7-19 14:49:58
금감원, 정정신고서 요구...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잇단 제동
비교기업에 글로벌 핀테크 공룡 '페이팔'...'국민주' 전략 무색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카카오페이가 ‘공모가 거품’ 논란을 넘어서지 못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결국 퇴짜를 맞았다.


앞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반응이 나왔던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등 대어급 IPO 기업들도 당국에서 잇따라 제동을 걸자 몸값을 깎아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고무줄 공모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카카오페이 로고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카카오페이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사유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금감원이 신규 IPO 추진 회사들의 과도한 공모가 책정을 문제 삼는 분위기인 만큼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규모는 1700만 주이며, 희망 공모가액 범위는 6만 3000원~9만 6000원이다. 최상단인 9만 6000원을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무려 12조 5152억 원에 달한다.

핀테크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843억 원의 적자 기업으로, 현재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더라도 4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하나금융지주 수준의 시총을 인정할 수 있을지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다.

 

▲ 출처=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특히, 이번 고평가 논란의 핵심은 비교기업 선정 방식과 대상의 적합성 판단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산정방식으로 다소 생소한 ‘성장률 조정 EV/Sales’를 이용한 비교가치 평가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기업가치(EV)를 매출액으로 나눈 EV/Sales 배수를 다시 매출액 성장률로 나눠 구한 성장률 조정계수가 이용된다.

카카오페이처럼 외형적 성장성은 높은 반면 수익성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적합한 평가 방식이다.

하지만 비교대상 기업으로 페이팔(Paypal), 스퀘어(Square), 파그세구로(Pagseguro) 등 규모 면에서 카카오페이와 큰 격차를 보이는 해외 핀테크 플랫폼 기업들을 넣은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기준 기업가치는 페이팔(355조 9881억 원)·스퀘어(115조 6425억 원)·파그세구로(19조 376억 원) 등이다.

페이팔의 지난해 매출액은 25조 3168억 원이며, 스퀘어도 11조 207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그세구로도 1조 575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스퀘어가 83%로 가장 높고, 파그세구로 24%, 페이팔 16% 순이다. 

 

▲ 출처=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는 매출액 성장률 83.4%에 비교기업 3곳의 성장률 조정계수를 평균으로 환산해 구한 44.7을 곱해 성장률 조정 EV/Sales 배수 37.3배를 산출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매출액에 4를 곱한 연환산 매출액 4286억 원을 적용한 후 순차입금까지 반영해 16조 6192억 원의 적정 시가총액을 도출해 낸 것이다.

특히, 성장률 조정계수가 가장 높았던 페이팔을 비교기업에 넣은 것은 공모가 ‘뻥튀기’를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기업인 페이팔이 내수 기업인 카카오페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공정한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의 제기되고 있다. 비교기업을 무리하게 끌어오는 방식에 대한 비판은 이미 SD바이오센서·크래프톤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출처=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가 획기적으로 시도한 이른바 ‘국민주’ 마케팅 전략도 금감원에는 먹히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IPO 사상 최초로 일반 청약 공모주 물량 100%를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낸 모든 일반청약자에게 동등하게 배정하는 ‘균등방식’을 택했다.

최소 단위인 20주만 청약해도 그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와 같은 물량 배정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공모시장이 과열되면서 일부 고액 자산가 위주의 ‘돈 놓고 돈 먹기’식 투전판이 됐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비례방식을 포기하면서 전 국민에게 ‘기회의 평등’을 제공한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청약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지만 공모가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고평가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의도로도 풀이됐지만 결국 금감원의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만약에 카카오페이가 몸값을 낮춘다면 하반기 대어급 IPO들을 앞두고 공모시장 과열 분위기에 편승한 ‘공모가 고무줄’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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