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청약금 환불, 카카오페이 청약일 겹치는 내달 5일 전산망 이용 급증
주간사,서버 증축 등 대책 강구...금감원 장애 발생 시 "주문기록 꼭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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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5일 상장예정인 카카오뱅크 [사진= 연합뉴스] |
올해 대형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카뱅), 카카오페이(카페)의 공모주 청약이 이달 말부터 8월 초에 집중되면서 전산망 장애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어도 100조원 이상의 자금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증권가는 무리없이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근래 증권가는 주식투자 열풍과 대형 IPO 공모주 청약 등 전산망 이용량 급증으로 전산 장애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같은 추세를 반영해 금융당국은 지난달 10일 증권사 전산장애 관련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 했다. 전산민원이 증가추세에 있는 만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전산장애 발생시 반드시 주문기록을 남기는 등 주의가 요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26~27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상장 예정일은 8월5일이다.
크래프톤은 내달 2~3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40만~49만 8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24조3500억원으로 상장 예정일은 8월10일이다.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4~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으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6만3000~9만6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12조5500억원으로 상장 예정일은 8월12일이다.
이같이 대형 상장 이벤트가 줄지어 발생하면서 전산장애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달아 청약에 들어가는 3사에 총 적어도 100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이 몰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8월 5일은 크래프톤 청약에 몰린 증거금이 반환되는 날이자 카카오페이 청약 마지날 이기 때문에 전산망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날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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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당시 증권사 객장 모습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대형 IPO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전산망 이용량 급증으로 전산 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89조9017억원의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던 SKIET의 경우 청약 신청 첫날이었던 지난 4월 28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주관사 MTS에 신청자가 대거 몰려 청약 신청 관련 지연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약 증거금을 증권사 계좌에 송금하는 주문이 한 번에 접수되다 보니 특정 증권사로의 이체출금에 애를 먹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청약 증거금 환불일에 삼성증권 MTS에서도 계좌 이체 오류가 발생했다.
SKIET 청약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7조5000억원으로 크래프톤이나 카카오페이에 못 미치는 데다, 크래프톤이 증권사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종목임을 고려하면 8월 첫째주에 움직일 증거금 규모는 100조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일반 청약자 몫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해 전체 증거금 규모는 크래프톤보다 대폭 줄어들 것을 보이지만, 소액투자자들의 참여가 급증하면서 트래픽이 몰릴 수 있다.
63조 6198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올해 3월 18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에서 공모주 환불 지급 오류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상장 첫날 MTS(Mobile Trading System) 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매도주문을 내지 못하는 등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삼성증권 등 상장 주관사들은 이같은 장애를 인지하고 서버·네트워크 증설, 청약시간 조정 등 대응책을 마련중에 있다. 또, 사전안내 강화와 서비스 안정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달아 청약에 들어가는 3사에 총 100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이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전산장애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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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0일 상장예정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그래픽=크래프톤 제공] |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주식거래가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공모주 청약 후 차익실현을 위한 거래가 늘어나는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용량이 급증했다.
증권사 전산장애 발생건수는 지난 2019년 15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만에 8건이 발생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전산장애 관련 민원건수는 2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93건)와 2019년(241건) 전체 민원건수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10일 증권사 전산장애 관련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증권사에 ▲비상대응체계구축 ▲손해배상책임 ▲전산설비개선 등에 대한 철저한 주의와 함께 투자자 대상 사전안내 강화 조치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산장애 발생시 반드시 주문기록을 남기라고 조언하며 “대체주문이 불가능하거나 일부 미실행 된 경우, 애초 의도했던 주문내용으로 증권사에 보상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매매의사 ̇가 전화, 로그 기록 등의 객관적인 증빙을 통해 확인이 돼야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주문기록을 남기는 것 외에도 보상을 원하는 주문 건에 대한 내용(시간, 종목, 수량, 가격) 및 보상을 원하는 범위를 증권사의 고객센터, 지점, 홈페이지 및 앱 등을 통해 신청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은 전산장애 발생 시 대처방법과 보상기준을 공식 홈페이지 통해 안내하고 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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