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확대, 건전성 확보 두마리 토끼 난제
리스크관리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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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카오뱅크 |
1인 TF로 시작한 카카오뱅크(카뱅)이 지난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이후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뱅이 급성장을 해 오면서 연임 2기의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넘어야 하는 과제 또한 주목받고 있다.
카뱅은 오는 8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에 상장될 예정이다. 공모주식수는 6545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이다. 최대 공모금액은 2조 5526억이다.
2017년 7월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카뱅은 영업 개시 5일 만에 계좌개설고객 100만명을 확보했고, 올해 5월 말 현재 총 고객수는 1653만명에 달한다. 1분기 말 기준,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은 각각 25조3910억원과 21조6050억원이다.
카뱅은 대고객 서비스 시작 2년만인 2019년에 흑자 전환했으며, 2020년에는 1136억원으로 순이익 규모가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수익 2249억원, 영업이익 539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익경비율(CIR)은 48.3%로 국내 주요은행의 평균보다 낮았다.
카뱅은 신주 발행 자금을 중‧저신용고객 대상 신용대출 확대 및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우수인력 확보, 고객 경험 혁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소비자보호를 위한 인프라 확충, 금융기술 연구 개발 및 핀테크기업 인수‧합병 등에도 3,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조인트벤처(JV)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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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1월말 이용우 전 공동대표이사가 사임한 이후 같은 해 3월 최고경영자(CEO)로 카뱅을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대한화재와 에르고 다음다이렉트(ERGO Daumdirect)를 거쳐,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에서 경영지원부문장 및 부사장을 역임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 부사장 재임 시절, 카뱅 설립을 준비한 최초의 1인이었다.
그는 IT와 금융의 질적 융합을 통한 사회적 효용 창출과 확산에 관심이 많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직원들과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것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2017년 서비스 오픈부터 2019년까지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재해석을 통해 모바일뱅킹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확장의 토대를 다져온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서비스의 확장과 강화된 고객 경험으로 ‘모바일 금융’ 하면 카카오뱅크를 떠올릴 수 있는 ‘카뱅First’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카뱅은 오픈과 함께 급성장 해왔지만 문제점 또한 노출되고 있어 윤 대표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최우선 경영 혁신 과제는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확대다. 이를 위해 카뱅은 전사 역량을 우선 배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 태스크포스(TF)’도 초 구성했다.
2020년말 기준 1조 4380억원이었던 중‧저신용 고객의 무보증 신용대출 대출 금액(잔액 기준)을 올해 말까지 3조 1982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1년말에는 20.8%, 2022년말에는 25%, 2023년말에는 30%으로 중‧저신용 고객 대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또, 새로운 신용평가모델(新 CSS)도 적용한다. 2017년 7월 대고객 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카카오뱅크 대출 신청 고객 데이터 및 통신사 데이터 등을 결합한 신CSS는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 상환 능력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해, 대출 가능 고객의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소비자보호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금융소외계층을 비롯한 금융 사각지대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금융소비자보호 조직체계나 금융업에 대한 접근 방식 등 소비자보호의 본질적 측면에서 아직까지 기존 금융권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또, 보안 이슈를 비롯해 금융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고객들이 많다. 개인정보보호의 경우 IT기업들이 보안 이슈에 워낙 민감하다 보니 정보유출 가능성은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전산장애는 금융소비자의 경제적 손실과 민원발생으로 직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해 감독당국은 카뱅을 대상으로 첫 부문검사를 진행했는 데, '경영유의' 6건과 '개선 조치' 3건의 제재를 통보 조치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의 리스크 관리가 보완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연중에 리스크 성향을 측정하고 내부 자본 한도를 설정하는데, 리스크 성향이 충분한 검토없이 수시로 조정되고 내부 자본 한도도 직전년도 내부 자본 한도를 이월해 운영하는 등의 미비점이 있었다.
금감원은 매년 내부 자본 적정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나, 카카오뱅크가 기한을 어겼다며 적시성 면에서도 유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금감원은 ▲신용평가모형 및 신용등급별 부도율 산출 체계 불합리 ▲위기 상황 분석 체계 미흡 건에 대해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IT와 금융의 질적 융합을 이끌어 온 윤 대표가 카뱅의 상장을 기점으로 중저 신용대출 확대, 리스크 관리역량 향상, 금융 소비자보호 수준 강화 등으로 고객의 믿음을 이끌어 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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