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동서식품 '존재감 미미' 카누 캡슐커피에 속앓이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10-16 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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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델리즈와 50대50 합작 동서, 수출 막혀 내수 집중 태생 한계
믹스커피 시장 갈수록 축소, '카누 바리스타' 점유율 확인 불가

[메가경제=김형규 기자]성장 정체에 부딪힌 동서식품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캡슐커피머신 '카누 바리스타'가 여전히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식품은 지난 2월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했다. 과거 수입 판매하던 '타시모' 이후 12년 만의 캡슐커피 시장 재도전이다. 동소식품은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운영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에 나서고 있지만 카누 바리스타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는 수준이다.
 

▲ 카누 바리스타 기기와 캡슐의 모습 [사진=동서식품]

 

동서식품은 국내 조제커피(믹스커피) 시장 1위 기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소매점 매출 기준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약 88%에 달한다.

 

그러나 동서식품은 주 사업인 믹스커피 사업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동서식품은 앞서 1968년 미국의 글로벌 식품기업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옛 크래프트)과 지분 50대 50으로 설립된 합작사다.

당시 계약으로 크래프트의 커피 기술을 이전받아 사용해 오고 있으며 이를 발전시켜 세계 최초의 믹스커피를 개발했다고도 평가받는다. 다만 계약 조건상 현재 해외판권을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이 갖고 있어 수출은 불가능하다. 지분율에 따른 막대한 배당금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국내 믹스커피의 시장 수요는 해가 지날수록 줄고 있다. F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조제커피 시장 매출 규모는 약 8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2019년엔 7900억원대로 하락했고 2020년에는 7400억여원까지 축소됐다. 

 

유명 프랜차이즈 등 원두커피 매장 급증과 특별한 커피를 찾아 마시는 MZ세대의 카페 소비 패턴 변화 등도 믹스커피 시장 하향세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동서식품은 최근 10여 년 간 매출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2011년 매출액 1조 5000억원대를 돌파한 뒤 여전히 같은 수준에 머무는 중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13년 기록한 2000억원대를 한동안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해 1600억원대로 줄었다. 

이에 동서식품이 사업 다변화를 위해 즉석음료(RTD)와 함께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이 캡슐커피머신 카누 바리스타이다. 카누 바리스타는 지난 2월 출시하며 성수동에 체험형 팝업스토어 '카누 하우스'를 여는 등 화제를 모았다.

동서식품은 2011년부터 합작 파트너사인 몬델리즈의 캡슐커피 브랜드 타시모를 수입해 유통한 바 있다. 캡슐커피머신으로는 독일 보쉬 사의 제품이 쓰였으나 타시모가 결국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자 모두 국내에서 철수했다.

타시모의 실패를 교훈 삼아 동서식품은 캡슐커피머신을 직접 만들고 캡슐의 호환성을 네스프레소 규격까지 확장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카누 바리스타 기기 외관은 영국 디자인 기업 '레이어'의 벤자민 휴버트가 맡아 차별화했다. 캡슐커피머신은 중국에서, 캡슐커피는 네덜란드에서 제조된다.

출시 후 8개월이 지난 현재 카누 바리스타의 인지도는 여전히 바닥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사용자들 사이 작동 소음이 타사 제품에 비해 커 아쉽다는 평가도 전해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캡슐커피 시장 점유율은 네슬레의 네스프레소가 83.2%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13.8%의 일리가 뒤따르고 있다. 이어 큐리그와 카라로, 라바짜 등 업체가 1% 미만의 점유율로 3~5위에 분포한다.
 

현재 업계는 카누 바리스타의 시장 점유율을 1~2% 사이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히 집계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동서식품조차 이 제품의 점유율과 판매량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캡슐커피 시장은 아직 공인받은 자료가 없어 카누 바리스타의 정확한 점유율을 파악하지 못했다. 아직 추산된 점유율을 내세우기보단 좋은 반응으로 점차 인지도를 넓혀가는 중"이라며 "작동 소음과 관련해서는 아직 파악된 바 없으며 거치 환경에 따른 변수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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