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 이유 있는 할랄 시장 '선점 전쟁'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6 08: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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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대비 3배 큰 3조원 시장 '할랄 푸드'
할랄 인증은 '필수'·현지 법인 설립 '기본'

[메가경제=정호 기자] CJ제일제당, 삼양식품, 팔도, 빙그레 등 식품업계가 '할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수 4위 국가인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수 통행 면허인 '할랄 인증' 취득은 기본이며 현지 법인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세계 인구수를 기준으로 이슬람 문화권의 비중은 25%를 차지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할랄 시장의 규모 또한 2018년 2조2000억달러에서 올해 3조2000억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KDI 경제정보센터의 보고서는 올해 인도네시아 인구를 2억7760만명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국 대비 5배 거대한 소비 시장을 갖춘 셈이다. 

 

▲ CJ제일제당은 무슬림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2013년 햇반, 김치, 조미김 등 30여개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사진=CJ제일제당 페이스북]

 

GDP 또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7년까지 약 700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30년 2435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는 제로 탄산음료 시장 대비 3배 규모다. 

 

할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 취득은 필수다.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되거나 먹어도 되는 음식을 지칭한다. 알코올와 돼지고기 등을 금지하며, 원재료 선정부터 운송 과정 등까지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친다. 이는 식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뜻으로도 풀이해볼 수 있다.

 

CJ제일제당, 삼양식품, 팔도, 빙그레 등은 이 할랄 식품의 까다로운 기준에도 독자법인을 설립하고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삼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말레이시아에 신규 법인 'CJ FOODS MALAYSIA SDN. BHD'를 설립했다. 

 

기존에도 현지 채널을 통해 일부 제품을 판매해 왔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신규법인 설립에서는 무슬림 고객 흡수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법인 설립에 앞서 CJ제일제당은 무슬림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2013년 햇반, 김치, 조미김 등 30여개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 지난 2월 다시 비비고 만두 3종과 호빵 2종을 대상으로 할랄 인증을 받으며 제품군을 9년만에 확대했다.

 

삼양식품은 2014년 'KMF(한국이슬람교중앙회) 할랄 인증'을 처음으로 취득하며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을 본격화 했다. 2017년에는 '무이(MUI·인도네시아 울라마 협회) 인증'과 2018년 '아랍에미리트 ESMA 할랄' 인증을 추가로 확보했다.

 

삼양식품은 이 할랄 인증을 기반으로 전체 매출 중 30%를 동남아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 4월말에는 삼양식품이 34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삼양식품 인도네시아(SAMYANG FOODS INDONESIA)' 또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인은 올해  대형마트 등 판매처 확대에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 설립의 주된 배경으로는 인도네시아에 맵고 짠 현지 입맛에 맞춘 불닭볶음면·까르보 불닭볶음면의 높은 현지 선호도가 밑바탕 됐다. 

 

▲ 팔도는 밥알없는 비락식혜 등 제품의 할랄 인증을 받았다.[사진=팔도]

 

팔도는 한국 전통 음료 식혜와 어린이 음료를 대상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팔도는 지난해 'BADAN PENYELENGGARA JAMINAN PRODUK HALAL(인도네시아 할랄청)'으로부터 비락식혜를 비롯해 밥알없는 비락식혜, 비락수정과, 비락 단호박 식혜, 쿠퍼스 헛개차 등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았다. 

 

수출 제품은 발알을 제거해 음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중대형 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에 우선 입점했다. 어린이 음료 '뽀로로'의 할랄 인증을 받은 시점은 2018년으로 알려졌다. 향후 팔도는 라면류 등을 대상으로도 할랄 인증을 받아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갈 예정이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 등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며 현지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과가 반영된 빙그레의 매출 규모는 관세청이 집계한 빙과류 수출액 9248만달러 중 5171만달러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할랄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데는 성과 외에도 줄어드는 국내 인구수에 기인한 내수 시장의 침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 시장 인구가 2020년 19억명에서 2030년까지 22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 시장 성장 속도가 인구 감소 및 저출산 등 악재에 놓인 내수 시장의 문제에 눈을 돌릴 대안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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