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론 또 '스멀스멀'....언제가 좋을까?

유원형 / 기사승인 : 2016-06-22 10: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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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론이 또 제기됐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제기되는 화폐개혁론이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서 시도하지 못하는게 또한 화폐개혁이다. 역대 정권의 위정자들이나 한은 총재들도 매 한가지였다. 그 필요성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화폐개혁을 시도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과 후유증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화폐개혁을 논할 때 늘 뜨거운 쟁점이 되는 것은 그 시점이다. '지금이 화폐개혁을 시도할 때인가'가 항상 논쟁의 초점이 되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새로이 논쟁에 불을 붙인 이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었다. 초선이지만 전문성으로 인해 더민주의 경제민주화 TF팀을 이끌고 있는 최운열 의원은 지난 21일 라디오(CBS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담하면서 화폐개혁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가 말한 화폐개혁은 그간 국내 전문가들에 의해 주로 거론돼온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축소) 방식이었다. 즉, 화폐단위를 낮춰 1원의 가치를 10배 또는 100배, 아니면 그 이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최운열 의원이 제시한 방안은 1000원의 단위를 1원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식당 등에서 5500원을 5.5원으로 표기하는 등의 관행을 따르는게 국민 정서에 가장 잘 부합할 수 있다는게 그 이유다.


최운열 의원은 현재 원화의 화폐단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비용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화 1달러의 교환 비율이 1000원을 넘는 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경제력 면에서 세계 10위권에 있는 한국의 국격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는게 최운열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그 나라 화폐의 환율은 국력에 비례해 책정되는게 일반적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원화의 화폐단위는 너무 높게 책정돼 있는게 사실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1962년 이후 한번도 화폐개혁을 단행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경제력은 엄청나게 신장됐는데 화폐단위는 그대로인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화폐개혁 시도 시점이다. 화폐개혁은 때를 잘못 선택하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북한의 경우도 최근 섣불리 화폐개혁에 나섰다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린 바 있다.


화폐개혁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인플레와 광범위하고도 장시간에 걸쳐 발생할 사회적 비용, 소비자 불편과 혼란 등이다. 그러나 그같은 부작용 요인들을 따져볼 때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인플레 문제가 걸림돌이라면 지금이야말로 화폐개혁의 적기라는 주장이 많다. 지금 우리경제는 인플레가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는게 그 배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지나친 저물가 현상 지속으로 인해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비용 문제도 별 걱정할게 없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이를테면 화폐개혁시 각 기관의 전산시스템 교체 등 비용 발생 요인이 생기지만 그런 움직임이 오히려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불편은 화폐개혁을 언제 해도 감내해야 할 문제인 만큼 반대 이유가 될 수 없다는게 리디노미네이션 찬성론자들의 논리다. 하지만 "왜 하필 경제적 현안들이 산적한 지금이어야 하느냐?"는 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이 문제 또한 만만치 않은 화폐개혁 저항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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