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공유, 큰 그림 아래 종합적 접근 필요

유원형 / 기사승인 : 2019-01-28 0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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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은 먼데 도통 해답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4차산업혁명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공유경제’가 그렇다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한 유형인 ‘숙박공유(home-sharing)’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빈 방)을 활용하여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호스트와 게스트,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구성되며 2008년에 등장해 일대 파란을 몰고온 숙박공유 플랫폼인 ‘어에비인비(Airbnb)’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세를 확산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공유경제 논란은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들었다. 바로 카카오 카풀 택시 도입과 관련한 논란이었다. 소비자들 다수는 카카오 택시의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생존권에 위협을 느낀 택시업계가 도입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급기야 택시기사가 귀한 목숨까지 버리며 저항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지난해 8월 27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대한숙박업중앙회가 '공유민박' 도입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산업의 틀이 바뀌는 대전환기에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과제는 그 이해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법을 찾아나가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9일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방안의 골자는, 숙박·교통·공간·금융·지식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분야별 지원책을 마련하고, 공유경제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공유경제 활동에 적합한 과세기준 정비 ▲공유경제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 적용대상 확대 ▲플랫폼 기업 혁신을 위한 연구·인력개발 세제지원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날 정부는 숙박공유 대상을 도시지역 내국인으로 넓히기로 했다. 앞으로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연 180일 이내에서 내국인대상 도시민박업 허용을 추진하고, 동시에 기존 숙박업계와의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을 균형되게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농어촌지역에서는 내·외국인 모두에게 숙박공유가 허용되지만 도시지역에서는 외국인 대상으로만 숙박공유가 가능하다.


정부의 숙박공유 활성화 방안이 알려진 뒤 에어비앤비와 숙박업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에어비앤비 측은 “400만명에 가까운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숙박 업계는 숙박공유를 허용할 경우 국내 숙박업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반발했다. 공유숙박이 도입되면 투숙객 안전 문제와 집세 상승 같은 부작용이 생기고, 서민 일자리가 많은 숙박 업계의 고용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오는 22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단체 행동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지난해 8월에도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공유민박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공유민박업 법제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숙박공유 반대' 결의문 [출처= 대한숙박업중앙회 홈페이지]

공유경제와 정보기술(IT)의 발전은 관광시장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은 숙박공유 서비스를 통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고, 새로운 형태의 여행은 관광산업의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산업과 소비자의 편의성, 세계적인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숙박공유를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연 해법은 무엇일까? 주택을 활용한 숙박공유 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관광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숙박업계의 생존권 위협에 대한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균형 있는 정책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앞서 숙박공유 서비스를 합법화한 타국의 도시별 사례들을 면밀히 검토해 쟁점사항과 대비책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안희자 연구원은 ‘주요국의 숙박공유 정책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에서 “각 지역의 숙박공유 시장 상황에 맞게 규제 및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별·도시별 사회문화적 현안에 부합하는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관광숙박업, 유사 민박업 등 기존 규제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농어촌민박업 등 민박업을 정의하는 틀을 기초로 유형별 명확화와, 관광숙박업 관련 규정을 총괄하는 법 체계를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카카오 카풀 택시 도입과 관련한 공유택시 논란에 이어 숙박공유 논란까지 더해지며 공유경제 도입과 관련한 파장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일모도원(日暮遠)'. 갈 길은 먼 데 날은 저문다는 뜻이다. 변화의 시기에 해야 할 일을 못하고 넘기면 한국경제에 미래는 없다. 이해갈등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이해당사자들과 소통하며 미래지향적인 상생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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