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비트코인의 하룻새 급등은 '버블'에 대한 경고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4-04 00: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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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경제현상에서 '버블(Bubble 거품)'이란 자산의 시장가격과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간의 차이로 정의된다. 즉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 됐다는 것이고, '과열(過熱)'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


내재가치는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기대수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을 말하는데 시장가격이 이 내재가치를 지나치게 넘어섰을 때 거품이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거품은 자산의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았는데도 자산의 시장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란 기대로 인해서 투기를 조장해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통상적으로 버블은 '비이성적인 투기행위'로 이해된다. 1630년 중반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버블', 1870년대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 1830∼40년대 영국의 철도버블, 1920년대 미국 대공황의 시발점이 된 주가 폭등은 버블 경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7년 대한민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등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것이다. 2017년 12월 비트코인 가격은 1비트당 1만9300달러(약 22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하며 '비트코인 광풍'을 불러왔다.


당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광풍', '가즈아', '존버' 등의 신조어를 만들며 사회전반을 뒤흔들었다. 적지않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지금 비트코인을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짓'이라며 투기를 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암호화폐 광풍이 투기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정부는 각종 규제정책을 내놓았다. 이와 동시에 전세계적인 암호화폐 열기도 조금씩 사그라들었고, 암호화폐의 가격도 수직하락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4100달러 선에 거래됐다. 최고가 기준에서 무려 20%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던 비트코인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급부상했다. 4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경 급등해 5000달러에 육박했다. 3일에도 정오 기준 전날 대비 18%나 상승했으며,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갑작스러운 가격 반등을 반기면서도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원인 중 가장 유력한 것은 '가짜뉴스'다. 온라인 경제매체 파이낸스매그너츠는 지난 2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와 투자사 밴에크(VanEck)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은 블록체인 업계가 기다리던 소식이었다. 전통 금융권 기관 투자자의 진입이 가능한 인프라가 형성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곧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기사는 만우절을 맞아 독자와의 암묵적 합의를 전제로 내보낸 '거짓 기사'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사 마지막 줄엔 ‘즐거운 만우절(Happy April Fool’s Day)’이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논란이 커지자 이 매체는 뒤늦게 기사 제목에 '만우절'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이를 본 투자자들은 허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직장인 A씨는 기자에게 "이번 일로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애써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불안정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타임지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자문사 '케네틱 캐피털'의 제이헌 추 매니징 파트너는 "암호화폐 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감정적"이라며 "(이번 가격 급등도 그리) 특별하지는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잘못된 정보로 암호화폐의 가격과 거래량이 상승했지만, 바꿔 말하면 잘못된 정보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통해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은 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기술로 손꼽힌다.


하지만 결국 기술을 적용하는 것 역시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일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건축 기술로 비트코인이라는 마을회관을 만들었는데 도박장으로 쓰고 있다"는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암호화폐가 진정한 의미의 화폐로 사용되기 위해선 작금의 불안정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암호화폐를 투기 대상으로 바라보는 풍토 역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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