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 등 17개 대형병원 비자 신체검사료 '담합'

오철민 / 기사승인 : 2019-09-04 12: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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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오철민 기자] 다른 국가에 이민이나 유학 등을 가기 위해 비자를 신청하면 대부분 신청자들은 각 국 대사관으로부터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 명단을 포함한 신체검사 안내문을 받는다.


이후 비자 신청자들은 지정병원 중 한 곳을 선택해 신체검사를 받게 되며 신체검사 비용은 본인이 부담한다. 결국 지정병원들이 가격을 담합하면 비자 신청자들의 부담이 높아져 소비자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신촌세브란스, 여의도성모,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유수의 병원들이 비자 신체검사 영역의 수수료 결정 과정에서 짬짜미를 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중국 등 5개국 이민·유학 비자 발급 과정에서 신청자가 받아야 하는 신체검사의 가격을 동일하게 결정한 15개 의료기관의 17개 대형병원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17개 병원은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하나로의료재단, 삼육서울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부산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메리놀병원, 강원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 혜민병원, 한국의학연구소, 대한산업보건협회, 한신메디피아의원,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제주대학교병원이다.


이들 병원은 비자 신체검사료의 경우 개별 지정병원이 각 국 대사관과 협의해 결정하는 관행을 이용해 공동으로 가격 수준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민 유학 비자 신청자는 각 국 대사관이 요구하는 검사 항목들로 구성된 신체검사를 각 국 대사관이 지정한 병원에서 받아야하고, 각 국 대사관은 검사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소수 의료기관을 지정병원으로 지정·운영하며, 문제 발생 시에 지정 취소를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각 국 대사관이 지정병원을 지정하고 가격 결정에 관여하는 이유는, 비자 신체 검사료가 다른 유사서비스 가격보다 높아 민원이 제기된다거나, 지정병원 간 가격 차이로 인한 수검자 쏠림 현상으로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문제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관행에 따라 대사관의 새로운 검사항목 추가 요구 등으로 인해 신체검사료 변경 사유가 발생할 경우 가격 변경안을 대사관과 협의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 담합 행위가 일어났다 것이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공정위 조사 결과, 지난 2002년 1월부터 2006년 5월까지 5개국 비자 신체검사 담당 지정병원들은 국가별로 1~2차례씩 신체검사료를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과 관련해서는 각 2차례씩, 미국과 중국과 관련해서는 각 1차레씩 총 8차례의 신체검사료 담합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례를 보면, 캐나다가 2002년 1월 에이즈검사 항목을 추가하자 5개 지정병원은 신체검사료를 14만원으로 2만원 올렸고, 2006년 5월에는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3만원을 더 올려 17만원으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또 뉴질랜드가 2005년 11월 에이즈, B형간염, C형간염 등 10여개 검사항목을 대폭 추가하자 3개 지정병원은 신체 검사료를 13만원 인상된 27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2006년 5월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3만원이 오른 30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했다.


이같은 담합 행위는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부당한 공동행위’의 ‘가격 결정’ 조항에 위배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17개 병원들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의료 서비스의 한 분야인 비자 신체검사 영역의 수수료 결정 과정에 최초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시정조치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조치 수준은 비자 신체검사 분야가 검사 대상 병원이나 수수료 수준에 대한 각 국 대사관의 관여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시장의 수준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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