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재개발 철거 5층 건물 도로로 붕괴 날벼락...시내버스 덮쳐 사상자 17명 대참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0 0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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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한 상가 건물,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위해 철거 작업 중 참변
토산 쌓아 굴착기로 뜯어내듯 철거...작업자들은 '이상한 소리'에 대피해 화 면해
전해철 행안장관, 사고 현장 방문 “인명구조 끝까지·사고원인 철저수사” 지시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 방향으로 와르르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치는 대참사가 발생해 9일 오후 10시 현재 17명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통째로 붕괴되며 인근 버스정류장에 막 정차한 운림54번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

광주 동구 학동 재건축건물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시내버스 운전기사와 승객 등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이 일어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버스 탑승객으로, 갑자기 무너진 건물더미에 버스가 깔리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철거 건물 붕괴 현장에서 건물 잔해에 매몰됐던 시내버스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중장비 등을 이용해 버스에 탔던 17명을 구조했으며 이 중 9명은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애초 매몰된 버스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12명이 탄 것으로 추정했으나 중장비 작업으로 버스 차체가 드러나면서 매몰자들이 추가로 발견됐다. 버스는 본래의 형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CCTV 영상에는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마자 5층 규모 건물이 돌연 붕괴하면서 버스를 완전히 덮쳤다. 당시 건물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에 다른 이용자는 없었으며 작업자들만 있었다.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다.

건물 5층 등에서 작업자 8명이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한 소리를 느껴 서둘러 건물 밖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작업자들은 전날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이날부터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건물을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가던 중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애초 버스 한 대와 승용차 두 대가 매몰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구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다행히도 승용차들은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공사 작업자와 보행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매몰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위치. [그래픽=연합뉴스]

 

지금까지 확인된 매몰자는 총 17명이다. 이 중 70대 여성 1명, 60대 여성 4명, 6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1명, 30대 여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9명이 숨졌다.

70대 여성 4명,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50대 남성 1명 등 8명은 구조 초반 버스 전면부 차유리 구멍을 통해 구조돼 각각 전남대병원(3명)·광주기독병원(3명)·조선대병원(1명), 동아병원(1명)으로 옮겨졌다. 시내버스 매몰자 구조작업은 오후 8시 15분께 마무리됐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5층 상가 건물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을 위해 철거 중이었다. 재개발 사업은 12만6400여㎡ 면적에 29층 아파트 19개 동, 2314세대가 들어서는 대규모다.

재개발은 도심 공동화와 함께 주택 노후화로 악화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건설 중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남광주역을 중심으로 1, 2호선이 함께 지나는 '더블 역세권'이 형성될 예정이었다.

조합원은 648명으로 재개발 사업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며, 지난해 7월부터 석면 제거 등 철거가 시작돼 공정률 9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 철거는 한솔기업이 진행했으며 이날은 사실상 첫 철거일이었다.


▲ 10일 오전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번 대참사의 원인은 철거 절차가 잘못 됐을 수도 있고, 작업 자체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건물 옥상에 굴삭기를 올려놓고 벽체 등을 조금씩 부숴가며 작업을 진행하다 건물이 한순간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철거 관련 안전계획 등 규정이 제대로 준수됐는지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1일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건물 관리자는 건물을 해체하는 경우 지자체에 안전계획이 포함된 해체계획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연면적 500㎡나 건물 높이 12m가 안 되거나 3층 이하인 건물은 신고만 하면 되지만 나머지는 모두 허가를 받아야 해체 공사가 가능하다.

지자체는 해체 작업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감리를 지정해야 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점검도 할 수 있다. 이 법에는 건물의 해체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해체하다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는 벌칙 조항도 있다.

경찰은 시경 차원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하고, 국토교통부는 사고 현장에 기술안전정책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문가 등을 급파해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광주시가 건물 해체 허가는 제대로 했는지, 감리는 규정대로 지정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축물관리법은 대형사고의 경우 국토부 장관이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건물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 하고 피해자와 유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현장을 찾아 광주 소방안전본부장으로부터 수습 상황을 보고받은 뒤 소방·경찰·지자체 등에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혹시라도 있을 요구조자가 있는지 끝까지 인명구조에 철저를 기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상자 신원을 신속하게 파악해 가족들에게 세부 상황을 알려주는 한편 각 피해 가족에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편의 제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고,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행안부도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자체 상황관리반을 운영하고 현장에 상황관리관을 파견했으며 청와대, 행안부, 소방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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