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국 유일 올림픽 최고 등급 공식 후원사...마케팅도 자제 분위기
한국 양궁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나 쓸어 담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수십 년간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온 현대차그룹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반면에 올림픽 최상위급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특정 종목에 대한 지원 없이 마케팅 측면에서도 조용한 행보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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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산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쓸어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기량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단체전 9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같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 이면에는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후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목에 금메달을 직접 걸어준 뒤 울먹이는 장면이 포착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약 37년에 걸쳐 후원을 이어왔다.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에 이어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도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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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제공 |
양궁 관계자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현대차그룹의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훈련에 적용됐던 최신 기술이 대표팀 성적에 큰 도움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기술로 현대차그룹이 양궁협회와 함께 제작한 고정밀 슈팅 머신을 꼽는다. 이 장비는 불량 화살을 걸러내서 선수들이 최고 품질의 화살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왔다.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가 일본을 들러 양궁 대표팀을 응원했던 정 회장이 지난 1일 귀국길에서 “화살의 편차 없이 좋은 화살을 골라 쓸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직접 언급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이외에도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딥러닝 비전 기술 인공지능 코치, 점수 자동 기록장치, 선수 맞춤형 3D 그립 등 현대차그룹의 혁신 기술 지원이 이번 양궁 대표팀 성과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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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출국하던 김연경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갤럭시워치4를 착용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
현대차그룹이 양궁 종목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면,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 전체에 대한 공식 후원 외에 특정 종목을 지원하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The Olympic Partner)’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종목은 없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올림픽 마케팅도 상당 부분 자제하는 분위기다.
패럴림픽을 포함한 도쿄올림픽 참가하는 선수 전원에게 약 1만 7000대 규모의 ‘갤럭시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과 갤럭시 버즈 프로, 전용케이스 등을 묶은 ‘구디백’을 전달한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S21 도쿄올림픽 에디션은 선수 격려 차원에서 제공했을 뿐 일반 소비자에 판매하진 않을 계획"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 톱 등급 월드와이드 파트너로서 이번 도쿄올림픽 전체를 공식 후원하고 있으나 특정 종목에 대한 후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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