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1%포인트 오를 때 이자 11조8000억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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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시중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로 긴급대출을 끌어다 쓴 자영업자뿐, ‘영끌(영혼을 끌어모은)’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일반인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향후 대출 금리가 1%포인트만 상승해도 전체 가계가 추가로 내야 할 이자가 연간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매길 때 주로 쓰는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AAA등급)는 지난해 7월 말 연 0.619%에서 지난 12일 연 0.792%로 높아졌다. AAA등급 은행채 금리도 최근 경기 상승 기대와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며 지난 2주 동안 0.04%포인트가량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작년 7월 말 연 1.99%에서 지난 11일 기준 연 2.61%로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3%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이달 들어 은행들은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로존의 장기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회복 조짐에 유가를 포함한 물가와 금리가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편,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오를 때 가계가 추가로 물어야 하는 이자는 11조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대출) 총잔액은 1630조원이다.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비중은 1분위(소득 하위 20%) 3.9%, 2분위 9.4%(20~40%), 3분위 17%(40~60%) 4분위 25.6%(60~80%) 5분위 44.1%(소득 상위 20%)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전체 가계대출 중 3,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72%로 추정했다. 이 가계대출 잔액에 금리 인상폭(1%포인트)을 곱해 추가 이자 부담 11조8000억원을 산출했다. 대출액이 가장 많은 소득 상위 20%(5분위)가 5조2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4분위는 6조6000억원의 이자를 더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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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소득분위별 이자부담 변동 추산 [출처=한국은행, 윤두현의원실 제공] |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가산금리의 경우 신용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우대금리가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종 우대 금리를 없애고, 가산금리는 올리는 추세여서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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