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5%, '포괄임금제' 허용해야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0 08:28:01
  • -
  • +
  • 인쇄
노동계,'공짜 야근','장시간 근로'부추겨 폐지 주장

[메가경제=주영래기자] 야근 수당을 미리 정해서 주는 현행 포괄임금제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행 포괄임금제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의 74.7%는 ‘포괄임금제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경영계는 포괄임금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대한상의]


포괄임금제는 정해진 근로시간 이외의 수당을 미리 정해서 기본급과 함께 지급하는 제도를 말하다. 예컨대, 한 달 동안 일정시간 연장근로를 하는 것으로 수당을 사전에 책정해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대 입장(일부 노동계)은 ‘초과수당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일한다’ 입장이다. 공짜야근과 장시간 근로를 부추기는 제도라는 얘기다. 찬성 입장(일부 경영계)은 ‘포괄임금에서는 초과근로 유인이 없어 불필요한 야근을 막는다’란 입장이다. 오히려 ‘6시 퇴근’이 많아 임금을 더 받는 제도라는 말이다. 또 포괄임금제가 없다면 커피 마시고 SNS하는 시간이 근로시간인지를 따지며 소모적 갈등만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실제, 포괄임금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근로시간 관리·산정 쉽지 않아서’가 51.6%에 이르렀다. 다음으로 ‘실질 임금감소로 근로자 불만’(31.6%), ‘시간외수당 등 인건비 증가 우려’(28.9%),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에 대한 근로자 불만’(28.4%), ‘포괄되었던 시간외수당을 기본급화 요구’(16.4%) 등 순이었다. 

또 포괄임금제가 정하는 시간외수당이 실제 시간외 근로시간의 댓가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는 결과도 나왔다. 기업들은 지급하는 수당(연장·야근·휴일근로수당)과 실제 시간외 근로시간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47.5%, 오히려 포괄임금제에서 주는 시간외 수당이 더 많다는 의견은 28.6%였다. 반대로 실제 시간외근로시간보다 더 적다는 응답은 15.2%에 그쳤다. 

실제 포괄임금제 도입 유형을 살펴보면, 절반이 넘는 기업(52.5%)들이 기본급과 별도로 일정 초과근로시간을 예정하고 그에 대한 정액수당을 지급하는‘고정OT’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이어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해 시간외수당과 구분하되 구체적 내역은 명시 않은‘정액수당제’가 29.2%였고,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 않고 시간외수당까지 합쳐 월급을 지급하는‘정액급제’가 18.3%였다. 

 

▲ 절반이 넘는 기업이 고정OT 방식의 포괄임금제를 운용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한편, 절반 이상이 ‘근로계약서’(51.5%)에 근거해 포괄임금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연봉계약서’(18.6%), ‘취업규칙 등 사내규정’(18.3%), ‘별도 규정없는 관행’(7.3%), ‘단체협약’(4.3%) 등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포괄임금제 적용대상과 관련해서는 ‘전체직원’(43.9%) 또는 ‘사무직’(42.5%)이 가장 많았으며, ‘생산·현장직’(21.3%), ‘영업·외근직’(19.3%), ‘연구개발직’(16.3%), ‘IT직’(4.3%) 등 순으로 뒤따랐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포괄임금제도는 연장근로 등 시간외근로에 대해 일정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근로자와 사업주간 자유계약”이라며 “사업주는 관리의 편리함을, 근로자는 일정부문 임금보전 수단으로 활용해온 제도로 이를 완전히 금지하기 보단 임금체불 여지가 있는 기업에 대해 법을 준수하도록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포괄임금제는 노사합의로 산업현장에서 오랜 기간 유용하게 활용되어 온 임금산정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포괄임금제 폐지를 논하기 전에 경직적인 근로시간제도를 노사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 향상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넥써쓰, 크로쓰x 스테이블코인 테더-게임토큰 거래쌍 도입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30일 넥써쓰 관계자에 따르면 넥써쓰가 블록체인 통합 앱 크로쓰x(CROSSx)에 테더(USDT)와 게임토큰 거래쌍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의 크로쓰 토큰($CROSS)과 게임토큰 거래쌍 외에 테더를 활용해 직접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이번 거래쌍 도입은 이용자 편의성과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치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통해 별도의

2

KB금융, ‘찾아가는 산업현장 안전 캠페인’ 실시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KB금융그룹은 지난 28일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체계적인 산업 재해 예방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찾아가는 산업현장 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언어·문화적 차이로 안전수칙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KB금융은 이번 부산 지역 안전교육을 시작으로 올

3

NH농협은행, 외국인 근로자 위한 'NH K-외국인신용대출' 출시·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NH농협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근로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NH K-외국인신용대출'을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상품은 지난 25일 출시한 NH글로벌위드 패키지의 후속 상품으로 해외인력 유입 증가에 따른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외국인 고객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대출대상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