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보험료 부분 비과세 특정제한...적립보험료 설명 부족
"보험계약자 적립금보험료 보험사 이익 증대 효과 계속될 듯"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생명보험업계에서 단골 이슈였던 단기납 종신보험의 과세혜택을 둘러싼 논란이 끝을 맺지 못하는 형국이다.
보험사들이 환급률 올리기에 대한 과열경쟁 방지수단 차원에서 기획재정부가 최근 "순수보장형 단기납 종신보험은 비과세 대상"이라고 결론 냈지만, 일각에선 상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초부터 판매해왔던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둘러싼 과세여부에 대한 해석 논란이 여전하다. [이미지=연합뉴스] |
18일 보험업계와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비과세 혜택'을 놓고 정부와 몇 개월간의 힘겨루기를 끝내고 한숨을 돌리고 있다.
자칫 과세로 인정 됐을 경우 업계의 큰 파장이 생길 뻔했기 때문이다. 과세 품목으로 결론이 나면 그동안 판매해 온 단기납 종신보험들이 불완전판매 이슈에 휘말려 계약 해지는 물론 그간 가입했던 보험료까지 토해 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지난 9일 단기납 종신보험 관련 세법 해석으로 '순수 보장성보험은 비과세 대상이며 개별 상품의 세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고 국세청에 전달했다. 기재부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순수한 보장성 보험으로 볼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해왔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사망을 담보하는 보장성보험이다. 5~7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 시 납입한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상품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순수 보장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 ▲5년 이상 보험료 납입 ▲매월 일정 보험료 유지 ▲월납 보험료 150만원 이하의 조건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 15.4%를 과세하지 않는다.
기재부가 검토하기 전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초부터 앞 다퉈 단기납 종신보험상품 환급율을 130%대까지 올려 판매한 부분과 관련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를 우려해 제재에 나섰다.
보험사에서 종신보험 판매가 성행하면서, 영업 현장에 있는 설계사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망성 보장상품을 저축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하게 하는 사례도 늘기 시작했다.
당국은 결국 보험사들의 환급률 권고기준을 125%안팎으로 내리게 하고, 저축성 보험상품으로 오인 안하게끔 경고조치를 내렸다. 상품 판매 관한 것은 자율기준에 맡겼다. 이 후 보험사들은 일제히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개정하거나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축성 기능이 혼합된 단기납 종신보험에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논란이 벌어졌다.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12조에 대한 해석이었다. 여기에는 ‘저축목적이 아닌 피보험자의 사망, 질병 등을 보장하는 종신·암보험 등 순수 보장성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기재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기재부는 지난 2월부터 관련 세법 해석을 진행해왔다.
오랜 시간 끝에 기재부는 결국 ‘비과세’라고 결론 지었지만, 이는 위험보험료에만 해당된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전액 ‘과세’라고 결론을 냈을 경우 문제점에 대해 이같이 지적한다. 핵심은 금융당국이 그간 침묵해왔던 것과 보험업계가 지속적으로 종신보험을 환급율을 올려 판매해왔던 모든 행태가 불완전 판매라고 인정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그 파장을 우려해 기재부가 애매하게 결론을 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전문가는 "종신보험은 실질적으로 보험가입자가 받는 '적립금'에 대한 부분까지 세세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라며 "종신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 중 사업비(수수료)와 위험보험료, 사망보험급 지급을 위해 차감된 나머지 금액이 보험가입자 적립금으로 가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가 전부 비과세 대상이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시로 A가입자가 보험료 한 달에 내는 금액이 20만원이라고 가정해 설명했다. 3만원이 사업비로 빠지고, 17만원이 남는데 여기서 5만원은 사망보장에 들어가는 위험보험료로 가게 되고 나머지는 적립금이 되는 구조가 된다.
통상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에 해당돼, 체증돼 시간이 갈수록 적립금은 늘어나며 보장이 강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그러나 이번 이슈가 됐던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상품의 일종으로 5년 혹은 7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한 후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낸 보험료의 30% 이상의 금액을 더 돌려받는 상품이다.
보장성 보험상품은 만기 보험금이 나오거나 보험사고 발생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를 통해 이익이 발생한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계약 후 10년을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보험 전문가는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수익구조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이를테면, 위험보험료를 줄이고 적립금은 늘게 되는 구조임에 따라 충당된 보험료가 많아져 보험사들은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현재 기재부가 내린 사항에는 사업비에 대한 과세여부는 있지만, 위험보험료와 적립금에 대한 차이는 설명이 안돼 있다. 이는 결국 보험사들이 이익 구조에 따라 자의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게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