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편하거나"...더현대 서울·이마트가 보여주는 온라인시대의 상전벽해

박종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09: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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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 32%까지 치고 올라온 온라인쇼핑
고객 경험 중심 공간 재구성·온라인채널과 시너지 강화 등 주력

"앞으로 살아남을 오프라인 매장은 두 종류밖에 없다. 재미가 있거나, 아니면 소비자에게 즉각적 편의를 안겨주는 것."

온라인 서점으로 등장해 이커머스를 평정하고, 글로벌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지금까지 유통산업을 좌우했던 '오프라인' 시장을 깐깐하게 재단한다.

현실은 이런 예측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온라인채널 비중이 점점 높아지던 유통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무게추가 급속히 기울어졌다.
 

▲더현대 서울 전경 (사진 = 현대백화점 제공)

 

이보다 앞서,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대형 유통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폐점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주요 백화점 브랜드인 JC페니, 메이시스가 수백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닫았고, 패션유통기업 랄프로렌은 자사 플래그십 스토어인 뉴욕 맨해튼 5번가 스토어를 폐점했다.

이후에도 시어스, 포에버21 등 다양한 기업의 파산과 폐점 행렬이 이어졌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맞은 고전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유통 묵시록, '리테일 아포칼립스'란 신조어로 상황을 표현했다.

비슷한 상황은 유럽 각국과 일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온라인채널이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은 동일하다.

미국 같은 국가와 비교해 국토가 넓지 않은 지리적 이점으로 배송·물류 인프라가 발달하며 온라인 쇼핑의 발전 속도는 해외보다 빠르다.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06년 13조5000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2018년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9년에는 135조3000억원을, 2020년은 161조1234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2020년 연간 거래액은 전년대비 19.1% 성장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규모 성장도 눈부시다. 2020년의 경우, 전년대비 24.5% 성장한 108조6883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지금도 진행 중. 통계청이 발표한 가장 최근의 자료인 3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총 거래액은 15조890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조3155억원, 26.4% 증가했다.

전 품목이 고루 성장 중인데, 특히 전년동월대비 음식서비스가 62.4%, 음·식료품이 21.1%, 가전·전자·통신기기가 22.0% 증가했다.

전체 유통시장에 비교할 때 온라인 침투율은 삼정KPMG가 2019년 기준 32%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미국 등 해외 국가의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리테일 아포칼립스'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국내서도 온라인쇼핑 확산 등으로 인한 위기감 조성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다만,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분명하다.

지난 2006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연 평균 7.3% 수준의 매출액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엔 3.9% 수준으로 완만해졌다.

삼정KPMG는 '유통 대전환의 시장, 리테일 아포칼립스'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존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의 리포지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의 O4O 등의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 경험 공간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공간 ▲주요 거점에 위치한 물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오프라인 매장의 리포지션 전략이다.

O4O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채널의 결합과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전통의 유통산업 강자들이며, 이미 이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략을 가동 중이다.

기존의 오프라인 강점을 살리는 한편, 온라인 진출이 좀 더 공격적이어야 하며, 양 채널이 상호보완과 협업이 가능한 가치사슬체계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더현대 서울 내부 전경 (사진 =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했다. 일찍부터 화제가 됐던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오프라인 점포의 새로운 시도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파격과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을 차별화한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백화점"이라고 자부한다.

과연 그럴 게,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주력했던 것과 달리, 매장 면적을 줄이는 대신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동선도 넓힌 게 특징이다.

더현대 서울의 전체 영업면적은 8만9100㎡인데, 매장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4만5527㎡ 수준이다. 기존 현대백화점 15개 점포는 평균 65% 정도가 매장 면적 비중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50년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여 더현대 서울을 대한민국 서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키울 방침"이라며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쇼핑 경험과 미래 생활가치를 제시하는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불문율 중 '창문·시계가 보이지 않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쇼핑하는 이들의 바깥 변화에 대한 감각을 차단한다는 이런 류 이야기는, 카지노 등의 공간 구성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용된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버리고, 유리로 된 천정에 건물 전체를 열린 구조로 구성했다.

더현대 서울의 입지 강점은 크다. 반경 3km 내 144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또 여의도와 인근 경기권 안산·시흥·화성, 인천 송도, 경기 마석 등지를 잇는 광역 교통망 구축 등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 잠재력도 크다.

하지만 당초 비즈니스타운인 여의도에 백화점 출점을 기획할 당시, 그룹 내부선 반대의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를 타개해 나간 것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뚝심이다. 더현대 서울을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여의도 파크원 조성 당시부터 백화점 건물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은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2022년 연 매출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은 2021년 1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49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7%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122% 급증.

더현대 서울의 사례가 아니어도, 현대백화점은 한달에 한번 의무 휴업일을 최근 코로나19 비대면 문화 확산과, 온라인쇼핑 성장 추세에 발맞춰 색다르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휴무일에 빈 점포를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유통강자인 신세계의 이마트도 고객 관점에서 매장 리뉴얼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9곳의 점포를 리뉴얼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14일 별내점을 시작으로 15개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별내점의 경우, 2013년 8월에 오픈한 점포로 통상 15~20년 가량의 점포가 리뉴얼 대상이지만 선제적으로 진행했다.

'고객 관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체험'이다. 고객들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더서울 현대가 추구했던 오프라인 매장 개편과 궤를 같이 한다.

이마트 신도림점의 경우, 온라인채널과 협업을 위한 PP센터로 개편하기도 했다. 기존 20평 규모의 공간을 320평까지 PP센터로 활용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이로써 점포에서 배송되는 온라인 처리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고, 온라인채널에서 발생한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54% 상승했다.

이마트는 이와 같은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2021년 1분기 매출액 4조1972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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