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내 에너지산업, 정유는 '안도' 석유화학은 '한숨'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1-08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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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중국·중동발 공급과잉에 몸살…정유는 회복세
정부, ‘2028년까지 공급과잉’ 석유화학업계 지원책 마련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올해 정유업계는 중간 수준의 시장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정유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3분기 정유부문에서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복합 정제마진이 손익 마지노선 아래로 내려간 탓이다. 

 

▲ 올해 정유업계는 정유마진 가격이오르면서 회복세를, 석유화학업계는 공급과잉에 따른 위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그림=픽사베이]

이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은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정유 수요 감소 등으로 가솔린·등유·경유 등 정유 제품 가격은 급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복합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국내 정유사들이 지표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분기 7.3 달러에서 지난 3분기에 평균 3.6달러 선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들어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1일 기준 6.35달러까지 올랐고, 연말 마지막 주에도 평균 배럴 당 4.1달러를 기록하며 수익분기점에 진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46억원, 176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 연간 정제 마진은 배럴당 8~9달러 수준으로, 중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LNG 가격 상승이 정유 제품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항공 여객 수요 회복에 따라 항공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본래 수익성 높은 사업 분야로 각 그룹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며서 그룹의 골칫덩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주 원인이지만, 여기에 중국이 한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근간으로 하는 사업을 자급자조하게 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의 NCC 평균 가동률은 2021년 93.1%에서 2023년 74% 수준으로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 4136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2023년 2조529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20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382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형편이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도 지난해 3분기 31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중동을 비롯한 정유업계까지 석유화학 사업에 가세하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에틸렌 증설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이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활용하여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업계 관계자도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 지경에서 회사 차원의 대응으로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토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인지하고 “중국,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석유화학산업이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적 불황을 겪고 있다”며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기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재편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납사와 납사 제조용 원유에 대한 무관세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고 공업원료용 LNG에 대해서도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을 적용한다.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이 추진 중인 에탄 도입은 관련 터미널과 저장탱크 신설 등에 필요한 인허가를 패스트 트랙으로 지원하고 안전성이 뒷받침 하는 범위 내에서 관련 규제도 완화해준다.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R&D)은 민관 합동으로 2025~2030년 R&D 투자 로드맵을 수립하고 민간 투자에 대응해 ‘고부가·친환경 화학소재 개발’ 예비타당성 조사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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