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위해 럭키푸드 인수, 내년 폴란드 공장 준공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유통업체가 내수에서 다진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메가경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글로벌로 향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성장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종합식품기업 대상이 '종가 김치'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가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국가에 진출해있다.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수출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는 등 그 인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으며,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상은 최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나 남미 등 원거리 지역으로까지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진출했던 일본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종가는 김치연구소를 중심으로 김치 유산균 연구를 비롯해 다채로운 제품 개발과 포장 및 유통보관 등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이런 노력으로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아삭하고 달콤한 현지식 김치를 만들어 일본 시장 진출 성공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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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미국 LA 김치 공장[사진=대상] |
특히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수출 증가가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주요 대형유통채널에 새롭게 판매하는 김치가 증가하며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대상은 미국 내 다양한 유통채널에 종가 김치를 판매해 왔다. 2019년부터 미국 내 종가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며 서부와 중부지역의 메인스트림 유통채널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더욱 성장하는 추세다.
2022년 초에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ity of Industry, CA)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0000㎡(3000평) 규모다. 현재까지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대상은 순차적으로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 LA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는 전통 김치의 맛을 살린 종가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글루텐프리(Gluten Free), 비건(Vegan) 등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총 10종이다.
기존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던 제품에 현지 생산 제품을 추가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상은 LA공장 본격 가동을 통해 미국 내 종가 김치 영업활동이나 생산, 유통, 판매관리의 효율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상은 소비자 니즈에 발 빠른 대처, 유연하고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 운영과 함께 수요 예측에 따른 판매관리와 제품 신선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상은 LA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 제품의 주요 원료인 배추, 무, 파 등을 현지에서 조달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수년간의 시장 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전통 김치와 현지화 김치의 맛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양질의 원료를 선정하고, 안정적인 현지 공급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LA공장에 이어 미국 현지 식품업체 ‘럭키푸즈(Lucky Foods)’를 인수하며 추가 생산기지 확보에 나섰다.
럭키푸즈는 2000년 설립된 아시안 식품 전문회사로, '서울' 김치를 비롯해 스프링롤, 소스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미 종가 브랜드로 미국 현지 주요 김치 유통채널에 입점해있는 대상은 이번 인수를 통해 럭키푸즈가 확보한 현지 유통채널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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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LA김치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한 김치를 살펴보고있다[사진=대상] |
대상은 유럽 국가들이 국내 포장김치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폴란드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 기업의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활용해 종가 김치를 유럽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2024년 폴란드 신규 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으로 김치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에 설립될 대상 김치 공장은 총 대지 면적 6613㎡(2000평)에 이른다. 2023년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 완공까지 약 15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상은 폴란드 신선 발효 채소 전문업체 ChPN(Charsznickie Pola Natury)과 합작법인 '대상 ChPN 유럽(Daesang ChPN Europe)' 설립을 위한 계약 체결을 마쳤다. 내년 1월 출범할 '대상 ChPN 유럽'의 지분은 대상 76%, ChPN 24%로 구성된다.
ChPN은 2016년 설립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인근 국가에 고급 유기농 신선 발효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다. ChPN의 제품이 리들(LidI), 까르푸(Carrefour), 오샹(Auchant) 등 현지의 주요 대형 마트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는 만큼, 합작법인 출범 후 김치 생산이 시작되면 종가 김치의 현지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21년 말에는 해외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김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먼저 미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배추김치 외 다양한 김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인 양배추,케일,당근을 활용한 종가 김치 3종을 출시했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현지인들을 위해 마일드 김치도 선보였다. 마일드 김치는 젓갈이 들어간 오리지널 버전과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비건 제품까지 2종이다.
한편 '종가'는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김치 수출에 힘을 더했다. 향후 종가는 유대인, 무슬림 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웰빙을 지향하는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코셔 시장에 김치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9년 맛김치, 포기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총 4종이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전통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K푸드의 대표 음식인 김치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사의 종가 김치가 김치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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