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 청문회 못 간다던 최정우 회장, "사람이 죽어가는데"...여론 질타에 출석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2-22 12:48:42
'요추부 염좌상' 진단서 내고 불출석 원했지만...여야 의원 질타에 허리 숙여 사과
2016년부터 17명 노동자 목숨 잃어...이 중 하청노동자만 13명 '협력사 안전불감증'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최근 연이은 현장 사망사고와 중대재해로 도마 위에 오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불출석 논란 이후 끝내 국회에 나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정우 회장은 22일 오전 10시 시작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에 나와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서울=연합뉴스]

 

애초에 최 회장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요추부 염좌상'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청문회 회피성 의혹이 짙다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에 대한 첫 질의에서 "'요추부 염좌상' 진단서는 보험사기꾼들이 내는 것"이라며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느냐"고 꼬집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진단서를 첨부해 청문회에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머리가 끼어 사망하고 4명이 질식사하고 로프에 끼어서 사망한 게 최 회장 취임하고 난 후"라고 질책했다.

이에 최 회장은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했다.

 

▲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 등 건설, 택배, 제조업 분야 9개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날 청문회에서는 포스코에서 최 회장 재임 시 집중적으로 벌어진 중대재해 발생에 대해 최 회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회장 취임 전인 2017년에는 사망자가 1명도 없었다"면서 "지난해 폭발 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졌는데 거의 대부분이 기본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따졌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이 안전보건 종합대책에 1조 3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하자 "산업재해가 계속 발생하니 돈을 어디에 썼는지 체감할 수 없다"며 "최 회장의 지난 3년은 실패한 3년이라 평가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일부에서는 재무 전문가여서 CCTV 설치 등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을 내놓는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 출처=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특히, 포스코에서는 최근 현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중대재해로 1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13명이 하청노동자로 조사됐다.

최 회장은 "포스코 현장은 위험 여부에 따라서 외주화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위험한 작업은 직영이 직접 수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작업자들이 포스코의 노후된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며 "시설 노후화에 대해서 회사가 면밀히 챙기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임이자 의원은 "협력사 안전관리비 투자에 인색한 것 같다"며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도 "3년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사 이익, 생산성, 효율성만 신경 쓰고 노동자의 안전이나 환경 개선은 관심 밖인 회사로 비춰진다"며 비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서울=연합뉴스] 

 

포스코의 작업환경이 글로벌 기업 위상에 비해 열악하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실제로 포스코는 작업환경측정 관련 일부 공정의 유해물질 측정 누락으로 광양제철소가 2016년과 2019년에 2243만 원의 과태료를 냈고, 포항제철소는 2019년 1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환노위 의원들의 이 같은 집중 질의에 연신 사죄하며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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