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슈토픽] SKT, '해킹 후유증' 딛고 가입자 반등…'보안·AI' 체질 전환으로 신뢰 회복 가속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3 16: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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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기술'→'질적 성장' 3단 전략 구성
보안·AI·재무지표까지 전면 재설계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텔레콤이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이탈했던 가입자를 빠르게 회복하며 이동통신 시장에서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안 체계 전면 재설계와 장기 고객 혜택 강화에 이어, 최고기술책임자(CTO) 인사와 AI 인프라 대규모 투자까지 더해지며 체질 전환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 T타워. [사진=SKT]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월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22만1179명으로 전월 대비 약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순증 15만9291명을 기록하며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 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 확대와 장기 고객 혜택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 보안 투자 5년간 7000억원 규모…'제로 트러스트' 체계 구축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보안을 단기 대응 과제가 아닌 중장기 경영 핵심 전략으로 격상했다. 회사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기반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을 목표로,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혁신 투자를 단행한다.

 

주요 투자 분야는 ▲정보보호 전문인력 확대 ▲보안 운영(Operation) 고도화 ▲차세대 보안 아키텍처 도입 등이다. 특히 정보보호 인력 규모를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클라우드 보안·거버넌스·침해 대응 등 핵심 영역별 전문가 육성 로드맵을 수립해 실행에 들어갔다.

 

경영 지표 역시 변화했다. SK텔레콤은 기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 투하자본이익률) 중심 체계로 전환했다.

 

업계는 매출·이익 규모보다 투자 효율성과 자본 수익성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통신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전략 전환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가입자 수 경쟁에서 벗어나, 사업 구조 자체를 고부가가치형으로 바꾸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정석근 SK텔레콤 CTO. [사진=SKT]


◆ CTO 인사로 AI 전략 통합…정석근 CTO 전면 배치

 

기술 리더십 강화도 본격화됐다. SK텔레콤은 최근 정석근 AI 사내독립기업(CIC)장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해, AI 전략과 연구개발(R&D)을 전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정 CTO는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 출신으로, SK텔레콤 합류 이후 AI 기술 개발과 글로벌 투자, 핵심 인프라 구축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SK텔레콤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초거대 AI 모델 ‘A.X K1’은 국내 최초 매개변수 500B(5000억개) 규모로, 텍스트·이미지·영상까지 통합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부터 GPUaaS까지…'AI 성장 엔진' 가동

 

AI 전략의 중심축은 인프라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AI Infra Super Highway)’ 전략 아래 AI 데이터센터(DC), GPUaaS, 엣지 AI 3대 축으로 전국 단위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울산광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을 공식화했으며, 울산 AI DC는 특화 냉각·전력 설계를 적용한 친환경 고효율 인프라로 조성된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HBM)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한 핵심 거점으로 육성된다.

 

SK텔레콤은 울산 DC와 서울 구로 DC 가동 시점에 총 30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고, 2030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산 AIDC에는 B200 GPU 1000장 이상을 단일 클러스터로 구성한 GPUaaS ‘해인(HAEIN)’ 클러스터를 구축해, 국내 AI 기업과 연구기관에 대규모 학습·추론 인프라를 제공 중이다.

 

AI 서비스 ‘에이닷(A.)’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2년 베타 출시 이후 전화·검색·노트 기능을 중심으로 확장되며, 월간 실사용자(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선보인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 베타 서비스는 한 달 만에 8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B2B 영역에서는 AIX 사업부를 중심으로 제조 AI, 금융·공공 AI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AI DC 매출 1498억원, AIX 매출 55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행보를 단순한 가입자 반등이 아닌, 통신 산업 경쟁 구조 자체를 ‘요금 경쟁 → 신뢰·기술 경쟁’으로 전환시키는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통신사는 가입자 수보다 보안 역량, AI 인프라, 투자 효율성이 더 중요해졌다”며 “SK텔레콤은 해킹이라는 위기를 계기로 오히려 가장 빠르게 미래형 사업 구조로 이동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사업에 있어 품질과 보안, 안전 등 단단한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보안을 단순 비용이 아닌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 투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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