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우리은행 기업금융 재건' 키, 기동호·김범석 부문장 관심 집중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3-14 15:44:07
  • -
  • +
  • 인쇄
정진완 부행장 총괄 지휘 아래 회귀 전략 모색
전문가 전면배치…부문장체재 핵심 역할 개편
'실적악화'여전 …본부별 기업대출 주문 지속
금리·상품 경쟁력 약점 …"차별화 묘책 필요"
'비은행 강화'숙제...M&A 실질적 인수 '안갯속'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은행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기업금융 명가(名家)’ 타이틀 탈환을 위한 핵심 경영 전략으로 기업 대출을 확대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이러한 행보가 저조한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실적 부진 늪에 빠진 우리은행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기업금융 명가(名家)’ 타이틀 탈환에 어떤 카드를 내걸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14일 은행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업금융 명가’ 재건 의지를 천명하면서 연초부터 이를 위한 인사 및 조직을 개편했다. 임종룡 회장은 앞서 신년초 인사에서 “2027년까지 기업대출 자산 규모를 업계 1위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기업금융 재건’천명…호흡 맞출 파트너 ‘주목’

 

우리은행은 임 회장의 비전 제시에 따라 연초 조직개편 시기 ‘기업투자금융부문’조직을 새로 구성했다. 기업투자금융부문을 만들기에 앞서, 우리금융은 중소기업그룹을 맡아왔던 정진완 본부장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은 임 회장이 지난해 3월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기업그룹과 분할돼 신설된 조직이다. 기업투자금융부문은 중소기업그룹에 산하에 편입시킨 조직이다. 임 회장은 정진완 본부장에게 부행장을 맡겨 후임자로 둬 기업금융 재건 관련 실세 총괄 책임자로 맡긴 셈이다. 

 

이에 따라 정 부행장은 지난해 9월 전략발표를 통해 기업대출 비중을 2027년까지 60%로 늘리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부문장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부문별 산하 그룹도 재편했다. 기업금융 재건을 도울 핵심 인력도 재배치 됐다.

 

핵심 인력으로는 기동호 IB그룹 부행장, 김범석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현재 두 사람 체재 아래 기업금융 재건에 힘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부행장 체제가 우리은행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기업그룹과 IB그룹을 통합해 CIB그룹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영업부문은 개인, 기관, 부동산금융 분야 안정적 관리에 주안점을 둔다.

 

우리은행 내부 관계자는 메가경제에 “정진완 총괄 부행장 아래 기동호, 김범석 양 핵심 부문장 역할로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임 회장의 그림”이라고 귀띔했다. 

 

◆ '기업대출 확대'주문..."금리경쟁력 등 뚜렷한 묘책필요"

 

아울러 임 회장은 우리은행 각 영업본부에 “기업대출을 늘려라”는 특명도 내렸다. 이에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연초부터 기업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이러한 개편에도 뚜렷한 묘책이 없어 답답함을 토로한다. 성과 면에서도 자지부진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2조 516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3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하나금융과의 격차는 2022년 4289억 원에서 지난해 9349억 원으로 2배 이상 벌어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총 3조 451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실적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기업대출 부문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 은행별 기업대출 잔액은 ▲KB국민은행 175조1573억원 ▲하나은행 162조460억원 ▲신한은행 160조6834억원 ▲우리 142조5460억원 순이었다.

 

대출 성장률 면에서도 우리은행이 하나은행보다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이 31.5%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30.1%)과 신한은행(25.8%), 우리은행(22.8%)이 뒤를 이었다.

 

은행 대출은 크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로 구성된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SOHO(개인사업자) 등으로 나뉜다. 대기업 대출은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 은행에는 안정적 성장의 발판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순이익에 대한 성과가 미흡한 원인에 대해 기업대출 금리 경쟁에서 타 은행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부분이 크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기업대출에는 금리 경쟁이 주효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은행은 현재 타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10~12월 취급금리 평균) 중소기업 신규대출 평균금리는 우리은행이 5.32%로 전달 보다 8bp 인상했다. 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금리를 전달 대비 각각 7bp(5.37%), 49bp(4.93%)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 기업대출금리도 5.38%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반기 시점부터는 7월 5.23%, 8월 5.12%로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타 은행보다는 비싸다는 평가다. 

 

이에 일선 현장에서는 당장의 타개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실질적인 방안으로 금리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금리경쟁력 ▲상품경쟁력 ▲전결권 완화 등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현장 직원들에 기업대출과 고객활성화를 위한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하루 빨리 ‘실적악화’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확대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현재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문제는 인수할 만한 증권사 매물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A 후보로 유안타증권, 케이프증권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뚜렷하게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이 포스증권 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은 있었으나, 확실하지 않아 M&A에 지지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사 매물로 눈을 돌렸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시장 매물로 나온 공식적으로 나온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현재 매물로 나온 금융사들은 모두 검토 하겠다"면서도 "(아직)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은 작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업 진출을 위해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 초기 '외부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빠른 시간 내에 조직 안정화에 힘썼지만 M&A가 정작 실천에 옮기지 않은 상황이라 과연 올해 안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혜원
문혜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