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PF사태로 인수여건 좋아져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올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투자금융사업 전반의 역량 제고를 위해 우리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M&A 시장에 매물로 출회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 |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올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주가연계증권(ELS)사태 등으로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전략 실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선 우리금융지주는 유안타증권 보유 우리자산운용 지분 27%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앞서 지난해 7월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에 우리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주사의 지배력을 높인다.
현재 우리금융그룹 14개 자회사 중 우리자산신탁이 유일하게 4%의 타인지분을 남겨둔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자산신탁의 완전 자회사 편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경영 효율화 전략이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권 확립으로 사실상 마무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높여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증권사 인수 등 투자금융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사업을 강조하고 수차례나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에서도 확인된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M&A 시장에 출회된 기존 증권사 매물을 계속 물색하고 있으나 적당한 회사를 못 찾으면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중소규모의 증권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 증권사 인수 대신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을 추진할 경우 금융당국에서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정부 관계가 좋은 관료 출신 임종룡 회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인수가격이 400억원에서 5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회사를 우선 인수해 라이선스를 취득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부동산 PF·ELS 사태 등으로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우리금융에게는 인수자금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 우리은행의 매각 등 민영화를 추진했던 임 회장이 계열사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을 요구하던 때와 사뭇 달라진 입장이 아이러니로 보인다. 90%대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투자금융사업의 확대가 절실한 우리금융의 M&A 전략이 주목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