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유한 분만유도제 '품절 사태', 산부인과 시술 '빨간불'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2 14: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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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외제약‧유한양행 공급 차질…"조기 정상화 위해 노력"
앰플 1개 공급가 273원 불과 "채산성 낮은 필수의약품 원가 보전 시급"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분만유도제 품절 사태로 산부인과 분만 시술에 빨간불이 켜졌다. 분만유도제인 '옥시토신' 제제를 생산하는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이 해당 의약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내 분만유도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이 분만유도제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분만유도제는 유한양행과 중외제약이 사실상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외제약 분만유도제인 '옥시토신주' 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중외제약과 유한양행의 분만유도제가 수급불안을 겪자 산부인과 시술에도 비상이 걸렸다.[사진=각사]

유한양행의 '옥시토신'은 일시적인 주문량 폭주로 품절사태를 빚고 있으며, JW중외제약 역시 원료의약품 수급문제로 '옥시토신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지난 8월에도 해당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분만유도제 공급이 원활치 않자 산부인과 분만 시술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북 북부 응급의료센터 및 산부인과 담당의라고 밝힌 한 전문의는 "본원에서 한 달 동안 사용되는 옥시토신 주사제의 양이 150앰플이지만, 40앰플 밖에 남지 않았다"며 "옥시토신을 공급하는 제약사로부터 품절 통보가 와 당장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너무나도 당연히 여겨지는 분만 관련 진료가 점점 과거로 되돌아가는 퇴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진료과정에서 기본 약들이 공급이 안 되니, 전문의마다 매번 의료행위가 무사하길 바라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옥시토신 제제의 품절 사태는 지방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도 분만유도제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경기도 종합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산부인과 전문병원 관계자는 "이달까지 사용할 수량은 확보했지만, 약품 공급이 더 늦어진다면 산과 진료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 JW중외제약이 각병원에 발송한 품절 안내문 [사진=JW중외제약]

분만유도제는 자궁 수축의 유발과 촉진을 비롯해 자궁출혈의 치료에 사용된다. 분만 유도를 비롯해 진통 미약, 분만 후 출혈, 이완성 자궁출혈, 자궁퇴축부전, 제왕절개술(태아만출 후), 유산, 인공임신중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전문의약품이자 필수의약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분만유도제 공급 사태의 주된 이유로 원료 공급을 지목하고 있다. 원료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제약사들의 생산 물량이 현저히 줄어든 탓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일시적 공급량 폭주로 옥시토신 물량 맞추기가 어려웠다"면서 "이르면 금주 주말부터 정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원료수급 이슈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며 "보건당국과 협의하에 최대한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며,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12월 초(4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옥시토신 제재 앰플 1개 공급가가 종합병원 기준 273원에 불과해 제약사들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 등 소수 제약사가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는 다수 제약사가 관련 시장의 저조한 수익성으로 인해 시장 진출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마다 공급 차질을 빚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은 적정 원가율을 맞춰야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필수 의약품의 공급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 및 의학정책분과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제도 정비 및 확립' 자료에 따르면, 국민 건강권과 직결되는 의약품이 여러 사정으로 생산·수입·공급이 중단되면서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갈수록 많아진다고 언급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유통 중인 모든 의약품에 대한 대체 의약품을 찾아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희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최근 5년간 총 108개의 국가필수의약품이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은 유형별로 판매 부진과 제조원 문제가 각각 18건, 채산성 문제 17건, 원료수급으로 인한 공급 중단 14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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