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부 눈총에 희망퇴직자 퇴직금 '골머리'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12-11 15: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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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금융당국 압박에 노조와 협상도 난항
연말연시 퇴직시즌불구 접수일정도 못 잡아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시중은행들이 올 연말 희망퇴직 시즌을 앞두고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구체적인 퇴직 규모와 조건 등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만 거듭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상생금융 압박이 더해지면서 매해 연말 노사 합의로 진행하던 희망퇴직 접수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 연말 희망퇴직 시즌을 앞두고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구체적인 퇴직 규모와 조건 등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만 거듭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ATM기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우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희망퇴직 조건과 시기를 확정한 곳은 지난달 관련 내용을 확정해 퇴직신청을 접수한 NH농협은행이다. 올해 희망퇴직 대상은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1983년생)부터 56세(1967년생)까지다.

NH농협은행은 56세에 대해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퇴직금으로 제공하고 40세부터 55세까지는 20개월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희망퇴직 당시 같은 연령대에 맞춰 39개월치 임금을 지급한 데 비해 퇴직금 규모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연말까지 2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머지 4대 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시행 여부는 물론 시기와 방법, 퇴직 조건·규모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올해초 정부의 상여금 퇴직금 과다지급 비판에 이어 2조원대에 달하는 상생금융을 시행할 시기와 맞물려 주목된다.

다만 올해 NH농협은행의 사례를 고려할 때 지난해보다 은행들의 퇴직금 규모가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현재 희망퇴직에 대한 노조와 합의를 전제로 퇴직 규모와 조건에 대한 세부검토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관례처럼 연말 전 받아온 희망퇴직 신청 접수일정조차 아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올 연말 희망퇴직 여부조차 불투명해진 이유는 은행들이 노조를 설득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낮아진 퇴직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한 직원들이 퇴직신청을 꺼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기존에 정례화 된 대규모 희망퇴직보다 하나은행과 같이 ‘준정년희망퇴직제’를 운영하고 아예 연말연시 정례화된 관행을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장 은행들의 희망퇴직이 부진해지면 인사시스템에 따른 조직구조 유지는 물론 각 금융그룹에서 추진하는 조직개편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부 은행권 노조는 최근 사측의 성의 있는 협상태도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배경에 희망퇴직 문제가 있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로 보인다.

한편 지난 6월 금융당국의 요구로 희망퇴직 조건이나 규모 등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는 부담도 은행들의 고심을 커지게 만드는 가운데 어떤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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