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예상에 산은 "시장가 매각 원칙, 당사자와 협의"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산업은행이 최소 5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로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대어로 꼽히는 HMM의 매각 절차를 본격화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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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사진=HMM] |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각각 20.69%, 19.96% HMM 지분을 보우한 1대, 2대 주주다.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7년여만이다. 옛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2013년 말 유동성 위기로 6조8천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아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왔다.
산압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2조 7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1조원가량을 주식으로 전환시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환 시점은 올해 10월이다. 매각 지분은 두 기관이 보통주 1억 9900만주에 CB와 BW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2억주를 합쳐 총 3억 9900만주가 됐다.
HMM 매각가가 최소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아진 금액과 침체기에 돌입한 해운업황으로 매각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HMM 최근 한 달 평균 시가총액이 9조 2000억원대를 감암하면 매각 대상인 구주의 시가는 4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14조원에 이르는 HMM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가는 최소 5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1일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1 수준인 966.45까지 떨어지는 등 업황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등이 인수 후보권으로 지속해서 거론되지만,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공식적으로 선을 그은 상태다. 6.56%의 HMM 지분을 가진 SM그룹이 인수 의지가 강하지만 자금력 부족이 악재로 꼽힌다. CJ대한통운과 LX판토스와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CJ그룹, LX그룹 등도 확실한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이 여러 관심 기업을 거론하며 연내 매각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HMM을 시장가격으로 신속 매각한다는 원틱을 삼고 있다"며"지분 처분 방식은 모두 매각 과정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거래 당사자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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