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신 100조 밑으로..."사업 규모 축소에도 건전성 개선 초점"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저축은행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수신 규모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도 연체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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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수신 규모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도 연체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사진= 연합뉴스]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어제 79개 저축은행 CEO 및 건전성 담당 임원·부서장 등을 여의도 본원에 불러 ‘건전성 관련 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은 한구 금감원 중소금융 부원장보가 주재했으며, 업계에서 약 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집중 당부하는 한편, 하반기 저축은행 감독·검사 방향도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79개 저축은행 대상 연체율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52%를 기록하며, 전년 6.55% 대비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3974억원의 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의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PF 연체율은 내려가는 추세지만, 지난해 말 기준 7%대로 높은 수준이다.
긍정적인 수치도 있다. 저축은행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고, PF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4625억원으로 전년 6월 대비 28% 줄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당국의 부실채권 정리 압박으로 PF 익스포저가 전 업권에서 가장 빠르게 감소했다”며 “브릿지론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률도 개선되는 등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익스포저의 수준에 따라 잔여 부실 PF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비수도권·비거주시설의 ‘부실우려’ 사업장은 빠른 시일 내 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여·수신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9조5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신액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99조9128억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여신 규모는 지난해 5월 99조9515억원으로 100조원이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에서 3%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5일 9개월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에서 3.15%로 올렸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 및 신규대출 취급 감소로 자산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신 잔액 감소에도 여전히 건전성 개선을 위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황 악화로 전체적인 사업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영업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조달 유인이 크지 않은 만큼 수신의 유의미한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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