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매도로 최 회장측 지분율 34.6% 감소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고려아연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시장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나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0.8%(15만8861주)를 모두 처분했다. 매각시기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과 그 이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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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
그간 시장에서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친분이 알려져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 측 우군으로 분류돼 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11월 고려아연이 ㈜한화와 LG화학 등과 자사주를 교환할 때 재무적투자자(FI)로 고려아연 자사주를 사들여 보유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은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한 와중에도 차익을 거두지 않으면 배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매도로 최 회장측의 지분율이 34.6%가 되면서 영풍-MBK와의 차이가 기존 3.07%p에서 3.87%p로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은 이번주 중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새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당초 예정한 유상증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데다, 영풍-MBK 측이 요청한 주주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특단의 대응이 필요한 상태로 업계는 보고 있다. MBK 파트너스 측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오는 27일을 심문기일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는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주와 시장의 입장을 충분히 살펴 숙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이번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시장과 당국이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 숙의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날 금감원이 요구한 정정 신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향이나 조치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들을 방문하고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지난달 30일 발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한국투자증권의 고려아연 지분 전량 매도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향후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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