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크래프톤 인터넷·게임 업종 내 수혜주 꼽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이 미국과 한국의 관련 반도체·IT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딥시크 쇼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제한적이라면서도 수혜주를 지목해 관심을 끌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엔비디아는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 기업의 10분의 1이 안 되는 비용으로 챗GPT 수준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7일(현지시간) 16.97% 급락했고 이튿날 8.93% 반등세를 나타냈으나 5거래일간 주가가 12.6%나 빠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7% 상승한 124.6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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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
엔비디아는 지난 2년간 A100과 H100 등 자체 개발한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로 세계 AI 시장을 지배했다. 이는 딥 시크의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이 시장에 충격을 안긴 것인데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도 큰 영향을 받았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로도 불똥이 튀어 -9.86% 급락한 채 이날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2.4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딥시크 쇼크의 국내 영향에 대해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사태가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미국, 나스닥으로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 완화로 이어져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또는 오픈AI, 구글 등의 모델에 대한 위협은 우려 요인"이라면서도 "딥시크 비용 분석에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많으며, 전방위적인 AI 응용처에서의 효용 역시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사태는 미국의 AI 투자 사이클과 메가트렌드에 대한 의심을 키웠지만, 팩트체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딥시크 쇼크의 수혜주로는 네이버와 크래프톤이 꼽힌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낮은 컴퓨팅자원으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오픈소스의 강세는 주요 빅테크와 벌어진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인터넷·게임 업종을 딥시크 충격의 수혜업종으로 지목하며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게임 부문 최대 AI 수혜주로는 크래프톤을, 인터넷 부문 수혜주로는 네이버를 각각 제시했다. 네이버는 이날 6.13%, 크래프톤은 6.12% 오르며 나란히 비슷한 수준의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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