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문턱 낮아지지도 않아"...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3.4%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마저 연 2%대에 접어들면서 대체 투자·정책 상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결정에는 여전히 예대금리차가 줄지 않고 대출문턱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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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가 2%에 접어든 반면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결정에는 여전히 예대금리차가 줄지 않고 대출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 연합뉴스] |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40~3.10%로 집계됐다. 최고금리는 연 3.00~3.1%다.
저축은행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8%로, 한달 전(3.02%) 대비 0.14%포인트 감소했다.
금융권 예금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지면서 투자 상품에 더해 연 9%대 적금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인 청년도약계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도약계좌 신규 신청자는 17만명이다. 이는 전월 일평균 가입자(4400명)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에도 지난 6일 기준 총 11만6000명이 가입 신청을 완료했다. 3일부터 가입 신청(14일까지)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4일간 일 평균 2만9000명이 신청해 지난달보다 5000명 가까이 더 많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본인 저축액과 은행 이자, 정부 기여금을 더해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금융 상품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부터 월 최대 정부기여금 한도를 3만3000원으로 확대하는 등 유인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농협은행은 오는 12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밝혔다.
예금금리 인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대출금리로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예대금리차가 4개월 연속 벌어진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과 11월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각각 3.4%에 달하는 등 은행권 가산금리에 따른 풍선효과가 드러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내려오면 기본적으로 대출금리에 반영돼야 한다”며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신한은행이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린 것을 시작으로 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주기형 상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하한다. 대면 전세대출은 최대 0.2%포인트, 비대면 신규 전세대출은 최대 0.5%포인트, 비대면 대환전세대출은 최고 0.3%포인트 인하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 2금융권에서 대출금리를 인하했다고 해도 가계부채 정책으로 대출 심사나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진 게 사실”이라며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취약계층이나 돈을 더 대출받지 못한 사람들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상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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