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현대카드는 애플페이·PLCC 등 점유율 드라이브
"조달비용 감소 흐름 속 성장과 내실 모두 고려해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함 속에서 카드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신용카드사 4곳의 합산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로 인한 조달비용 감소 흐름에서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와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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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함 속에서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와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관계 없다. [사진= Microsoft Bing Image Creator] |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4곳(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합산 순이익은 1조43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37억원) 대비 13.3%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646억원으로 전년 동기(6094억원) 대비 9.1% 증가해 업계 1위를 달렸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5721억원으로 전년(6206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4027억원, 2217억원 1472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순이익 증가의 배경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의 감소를 꼽는다.
은행 예·적금처럼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의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 조달 부담을 덜 수 있다.
여전채 금리는 현재 연 3%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1% 초반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3년 4%에서 최고 5%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차환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셈이다.
삼성카드는 순이익 1위를 차지한 배경을 두고 영업이익의 증가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대손비용 감소를 언급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와 쇄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4분기 희망퇴직과 법인세 등 일회성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카드와 함께 신용판매액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회원 수 증가를 위한 모집비용의 발생이 잇따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사업의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비용절감에 초점을 두고 보수적인 전략을 구사했던 게 사실”이라며 “신한이나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과 PLCC 개발 등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에서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대손비용 증가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신한카드는 실질적인 영업에 필요하지 않은 각종 대외 비용은 줄이는 추세다.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는 신년사에서 “비용을 줄이면서도 시장지위를 높이고,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수익자산은 확대하며, 서비스를 단순화하면서도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쇄신 목표를 발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다지고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서지용 교수는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등 성장 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업황이 좋지 못한 만큼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챙기기 위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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