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와 독점적 협력으로 혜택 집중화 전략
"기획과 비용 협력은 제휴카드도 마찬가지"
"데이터 모집으로 고객 니즈 충족해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2015년 현대카드가 첫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선보인 후 9년이 지난 현재, 카드사들의 PLCC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제휴사와 독점적 계약으로 고객에 차별화된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견과 소비자 입장에서 제휴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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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C를 놓고 논쟁하는 사람들.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bing 제작] |
20일 카드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에서 2종의 PLCC 상품을 출시했다.
하반기엔 현대카드가 CJ올리브영과 협업해 ‘올리브영 현대카드’를 출시했고 신한카드와 코웨이는 PLCC 상품 및 제휴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카드는 MG새마을금고와 제휴해 ‘MG+신용카드 Primo(프리모) 하나카드’를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PLCC가 제휴카드와 비교했을 때 큰 차별점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PLCC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2021년까지”라며 “PLCC라는 이름만 새로 만들었을 뿐 제휴카드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PLCC는 2021년 한 해 55종의 상품이 출시됐지만 이듬해 2022년에는 21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2023년 출시된 상품은 15종 이하까지 떨어졌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제휴사와 카드사 간 독점적 협력 관계는 오히려 소비자로 하여금 한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으면 그 카드를 만들 이유를 없애게 한다”며 “범용성의 축소와 새로운 제휴 브랜드 물색의 어려움이 신상품 출시를 막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PLCC의 독점적 협력 관계가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카드사와 제휴 기업이 상품의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수익도 공유한다”며 “운영에 있어서도 PLCC는 카드사와 제휴 기업이 서로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통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훨씬 긴밀한 파트너십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카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깃 하는 소비자 특성이나 마케팅 목적에 맞게 가장 효과적인 태그 조합을 추천하는 AI 솔루션을 이미 구축한 상태”라며 “이는 다양한 PLCC 파트너사를 유치하는데 이점이 될뿐더러 리워드 적립 차원에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가능케 한다”고 알렸다.
이는 단일 브랜드로 소비자 혜택의 폭을 좁힌 만큼 AI·데이터 기반 특정 고객의 니즈에 맞춰 할인의 규모를 늘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선 카드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모집이나 상품 기획과 비용 부담 측면에서 제휴사와 카드사가 협력하는 것은 제휴카드도 마찬가지”라며 “현대카드가 PLCC로 마케팅 선점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PLCC 관련해서 현대카드가 선구자가 돼 시장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집비용 절감이라는 목표 아래 현재까지도 여러 카드사들이 PLCC 출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단순한 마케팅 선점 효과라고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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