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다초점렌즈 1위 호야렌즈, "할인점과 거래하지 마" 대리점 ‘갑질’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1-08 18:00:00
직거래점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안경원 공급 할인율도 지정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1위 업체인 한국호야렌즈가 대리점이 할인판매점 및 직거래점과 거래를 하지 못하게 막고, 영업지역도 할당하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속조건부 거래행위 및 재판매가격유지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한국호야렌즈에 시정명령 조치와 함께 과징금 57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일본 호야 코퍼레이션의 한국 법인인 한국호야렌즈는 2015~2019년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를 기록한 1위 안경렌즈 업체다.

누진다초점렌즈는 하나의 렌즈 안에서 도수가 점진적으로 변해 근시와 원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안경렌즈로 노안 교정에 주로 사용된다.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시장은 2019년 기준으로 한국호야렌즈를 비롯해 에실로코리아(프랑스), 칼자이스(독일) 등 외국계 업체 3곳이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호야렌즈는 자사 제품의 90%를 직거래하는 안경원에 납품하며, 대리점(총 31곳)을 통한 간접거래 비중은 10% 초반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 2019년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시장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조사 결과, 한국호야렌즈는 할인판매점이 대대적인 할인·홍보 정책을 앞세와 자사와 직거래하는 안경원과 가격 경쟁을 벌인다는 이유로 대리점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할인판매점에 공급하는 대리점을 추적하기 위해 직접 또는 직거래점을 통해 할인판매점에서 안경렌즈를 구입하고, 생산 시 부여되는 고유번호를 통해 납품 대리점을 확인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적발된 대리점에게서는 ‘위반행위 재발 시 공급계약 해지 등에 대해 민·형사·행정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계약준수확약서를 받았다.

또 모든 대리점을 대상으로 할인판매점과의 거래 금지 및 불응 시 출하정지 등 조치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공문·전화로 수차례 통지했다.

대리점이 직거래점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 대리점의 저렴한 가격정책이 자사 직거래 유통에 가격 경쟁 압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국호야렌즈는 물품 공급계약 시 대리점이 자사 직거래점과 거래하는 경우 물품공급 중단 및 계약 해지가 가능하게 했다.

직거래점에 물품을 공급한 사실이 확인된 대리점에게는 영업 활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또 대리점별로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을 벗어나 거래한 대리점에 대해서는 물품 공급 중단과 계약 해지가 가능하게 했다.

특히 2019년 1월 제주지역 전체에 대리점 공급을 막는 ’제주도 직영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위반한 대리점에게는 재발 시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력한 제재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국호야렌즈가 11개 대리점과 물품 공급계약 시 자사가 제공한 공급가격표에 따라 안경원에 공급하도록 가격을 통제하고, 위반 시 공급계약을 즉시 해지하도록 규정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19개 신규대리점과 계약 시, 처방에 따라 제작되는 맞춤렌즈(Rx렌즈)에 대해 직거래점에 적용하는 할인율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지정하고, 과도한 할인판매 시 출하정지 및 거래종결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구두와 문서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고령화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국내 누진다초점 렌즈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가 자사 제품의 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 대리점의 거래상대방·거래지역을 제한하고, 재판매가격을 지정한 불공정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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