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K이노베이션 투자...SK그룹 '넷 제로' 조기 달성 전략 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글로벌 탄소 감축을 위해 손잡는다.
이와 함께 SK그룹이 추진해온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Net-Zero)' 조기 달성 전략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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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 회장 [SK 제공] |
SK그룹은 SK㈜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아 미국 테라파워에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투자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지난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설계 기업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를 통해 증기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4세대 원전 기술로,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여 차세대 SMR 기술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테라파워는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테라파워가 진행한 7억 5000만 달러(약 979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번 투자 유치 금액은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 최대치다.
SK그룹은 향후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 등 지역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 참여를 통해 무탄소 전력 수급으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최 회장 주도로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라는 목표를 밝히면서 탄소 배출이 없는 안전한 전력원인 SMR의 경쟁력에 주목해왔다.
특히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25(Ac-225)'의 생산 기술도 보유해 치료제 개발이나 위탁 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SK그룹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티늄-225는 정상 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의 원료 중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인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CEO는 "테라파워는 기술 혁신을 통해 기후위기와 암 등 우리 세대가 당면한 가장 도전적인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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