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 최대진도 5 감지…전국서 지진 감지 신고 52건
긴급재난문자 발송…중대본 1단계 위기경보 '경계' 발령
담장‧발코니벽 균열 등 피해신고 4건 접수…인명피해 없어
한반도‧주변 해역서 규모 2.0이상 지진 3년째 증가 추세
올해 총 59건 ’월간 8.4건‘…작년 월간 6.4건 훌쩍 넘어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물폭탄을 동반한 호된 장마에 이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마지막 주말, 이번에는 전국민이 지진의 공포에 놀란 가슴을 쓰러내려야 했다.
토요일인 지난 29일 오후 7시 7분께 전북 장수군 북쪽 17㎞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하자 직접 진동을 느낀 지역 주민들은 물론 긴급 재난문자를 받은 전국민이 불안 속에 주말을 보냈다.
경주와 포항 지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가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고 3년 연속 규모 4.0 지진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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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오후 7시 7분께 장수군 북쪽 17㎞ 지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이번 지진은 애초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 자동분석 시 규모가 4.1로 판단돼 전국에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됐다. 이에 무더위 속에 주말 오후를 보내던 전국민은 깜짝 놀라며 긴장 속에 뉴스 속보에 집중했다.
지진 규모는 추후 분석을 거쳐 3.5로 조정됐고, 진앙도 장수군 북쪽 18㎞에서 북쪽 17㎞로 재분석됐다. 진원 깊이는 6㎞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단층운동 초기 분석 결과 한반도의 가장 주된 단층의 형태로 변위가 수평방향으로 일어난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
단층운동 분석에 따른 모멘트 규모(Mw)는 3.48로 분석됐다. 모멘트 규모는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의 움직임을 해석해 계산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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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는 29일 오후 7시 7분께 장수군 북쪽 17㎞ 지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한 이후 4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장수군 계남면의 담장 균열 모습. [전북도 제공=연합뉴스] |
중대본은 3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신고된 이번 지진의 피해는 4건으로, 장수군이 2건이며 장수군 북쪽에 있는 진안군이 2건이다.
장수군 장수읍과 계남면에서 각각 주택 담장 균열이 발견됐고 진안읍에서는 아파트 1층 발코니와 외부 화장실 벽 균열이 각각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다.
지진이 발생(오후 7시 7분 59초)한지 2초 만에 이 지역 지진관측소에서 최초 탐지됐으며 최초 관측 후 8초만(오후 7시 8분 9초)에 지진속보가 생성됐다. 이로부터 2초 후인 오후 7시 8분 11초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같은 날 오후 7시 1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서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규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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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선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59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규모 3.0 이상 4.0 미만은 9건, 규모 4.0 이상 5.0 미만은 1건 일어났다.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의 지진이 규모 4.5로 가장 컸고 1월 9일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의 지진이 규모 3.7로 그 다음이었다.
이번 지진은 규모에서는 올해 세 번째로 컸지만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올해 가장 높은 5로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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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7시 7분에 발생한 전북 장수군 지진에 의한 계기진도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에서 최대진도 5였고, 경남·충남·충북에서는 3, 경북·광주·대전·전남에선 2이었다.
국토 중앙 가까운 내륙에서 지진이 일어났고 발생깊이인 진원도 6㎞로 낮아 지진 규모에 비해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인 최대 진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내륙 지진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9일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의 지진(규모 3.7)과 2월 19일 전남 고흥군 북동쪽 11㎞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2.5), 3월 3일 경남 진주시 서북서쪽 16㎞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3.0), 그리고 4월 30일 충북 옥천군 동쪽 16㎞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3.1)의 최대 진도는 4였고, 5월 15일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의 지진(규모 4.5)은 육지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최대 진도는 3이었다.
계지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를 말한다.
계기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고, 계기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는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를 나타낸다.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29일 오후 8시 30분까지 전국에서 52건이 접수됐다. 지진이 발생한 전북이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4건, 경남 2건, 충북 1건, 전남 1건, 부산 1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신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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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지진이 발생한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통계 업무를 시작한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72건 발생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통계 업무를 시작한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72건 발생했다. 대부분 규모 2.0 이상 3.0 미만 지진(62건)이었고 나머지 10건은 규모 3.0 이상 4.0 미만에 해당했다.
이 지역 역대 최대 규모 지진 기록은 2012년 5월 11일 규모 3.9 지진이었다. 가장 최근 지진으로는 올해 6월 5일 규모 2.1 지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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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년간 규모 2.0이상 한반도 및 주변 해역의 지진발생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의 지진 발생 횟수는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는 경주 지역에서의 9.12지진(규모 5.1, 5.8)이 일어난 해인 2016년(총 252건)과 포항지진(규모 5.4)이 발생한 해인 2017년(총 223건) 2년 연속 200건을 넘었다. 이후 2018년 115건, 2019년 88건, 2020년 68건으로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2021년(70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22년에는 77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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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년부터 2022년까지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분포도.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
올해는 7개월 만에 지난해의 80% 수준에 육박하는 59건이 발생하는 등 작년보다 발생빈도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규모 2.0 이상의 월별 평균 발생 건수는 8.4건으로, 지난해 6.4건보다 2건이나 많다.
특히 규모 3.0 이상 지진발생 횟수는 올해 벌써 10건이나 돼 21년(5건)과 22년(8건) 연간 발생 횟수를 훌쩍 넘겼다. 규모 4.0 이상 지진발생은 3년 연속(21년 2건, 22년‧23년 각 1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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