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 3.5 지진 '올해 규모 3위지만 최대진도는 1위'…"내륙 지진 발생에 불안감"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3-07-30 19:44:24
  • -
  • +
  • 인쇄
올해 한반도 지진 중 규모 3위…자동분석 시 4.1 추정했다가 낮춰
전북서 최대진도 5 감지…전국서 지진 감지 신고 52건
긴급재난문자 발송…중대본 1단계 위기경보 '경계' 발령
담장‧발코니벽 균열 등 피해신고 4건 접수…인명피해 없어
한반도‧주변 해역서 규모 2.0이상 지진 3년째 증가 추세
올해 총 59건 ’월간 8.4건‘…작년 월간 6.4건 훌쩍 넘어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물폭탄을 동반한 호된 장마에 이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마지막 주말, 이번에는 전국민이 지진의 공포에 놀란 가슴을 쓰러내려야 했다.


토요일인 지난 29일 오후 7시 7분께 전북 장수군 북쪽 17㎞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하자 직접 진동을 느낀 지역 주민들은 물론 긴급 재난문자를 받은 전국민이 불안 속에 주말을 보냈다.

경주와 포항 지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가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고 3년 연속 규모 4.0 지진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지난 29일 오후 7시 7분께 장수군 북쪽 17㎞ 지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이번 지진은 애초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 자동분석 시 규모가 4.1로 판단돼 전국에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됐다. 이에 무더위 속에 주말 오후를 보내던 전국민은 깜짝 놀라며 긴장 속에 뉴스 속보에 집중했다.

지진 규모는 추후 분석을 거쳐 3.5로 조정됐고, 진앙도 장수군 북쪽 18㎞에서 북쪽 17㎞로 재분석됐다. 진원 깊이는 6㎞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단층운동 초기 분석 결과 한반도의 가장 주된 단층의 형태로 변위가 수평방향으로 일어난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

단층운동 분석에 따른 모멘트 규모(Mw)는 3.48로 분석됐다. 모멘트 규모는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의 움직임을 해석해 계산한 규모다.
 

▲ 전북도는 29일 오후 7시 7분께 장수군 북쪽 17㎞ 지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한 이후 4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장수군 계남면의 담장 균열 모습. [전북도 제공=연합뉴스]

중대본은 3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신고된 이번 지진의 피해는 4건으로, 장수군이 2건이며 장수군 북쪽에 있는 진안군이 2건이다.

장수군 장수읍과 계남면에서 각각 주택 담장 균열이 발견됐고 진안읍에서는 아파트 1층 발코니와 외부 화장실 벽 균열이 각각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다.

지진이 발생(오후 7시 7분 59초)한지 2초 만에 이 지역 지진관측소에서 최초 탐지됐으며 최초 관측 후 8초만(오후 7시 8분 9초)에 지진속보가 생성됐다. 이로부터 2초 후인 오후 7시 8분 11초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같은 날 오후 7시 1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서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규모가 컸다.

▲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선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59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규모 3.0 이상 4.0 미만은 9건, 규모 4.0 이상 5.0 미만은 1건 일어났다.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의 지진이 규모 4.5로 가장 컸고 1월 9일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의 지진이 규모 3.7로 그 다음이었다.

이번 지진은 규모에서는 올해 세 번째로 컸지만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올해 가장 높은 5로 감지됐다. 

▲ 29일 오후 7시 7분에 발생한 전북 장수군 지진에 의한 계기진도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에서 최대진도 5였고, 경남·충남·충북에서는 3, 경북·광주·대전·전남에선 2이었다.

국토 중앙 가까운 내륙에서 지진이 일어났고 발생깊이인 진원도 6㎞로 낮아 지진 규모에 비해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인 최대 진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내륙 지진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9일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의 지진(규모 3.7)과 2월 19일 전남 고흥군 북동쪽 11㎞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2.5), 3월 3일 경남 진주시 서북서쪽 16㎞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3.0), 그리고 4월 30일 충북 옥천군 동쪽 16㎞ 지역에서의 지진(규모 3.1)의 최대 진도는 4였고, 5월 15일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의 지진(규모 4.5)은 육지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최대 진도는 3이었다.

계지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를 말한다.

계기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고, 계기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는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를 나타낸다.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29일 오후 8시 30분까지 전국에서 52건이 접수됐다. 지진이 발생한 전북이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4건, 경남 2건, 충북 1건, 전남 1건, 부산 1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신고가 있었다.

▲ 29일 지진이 발생한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통계 업무를 시작한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72건 발생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통계 업무를 시작한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72건 발생했다. 대부분 규모 2.0 이상 3.0 미만 지진(62건)이었고 나머지 10건은 규모 3.0 이상 4.0 미만에 해당했다.

이 지역 역대 최대 규모 지진 기록은 2012년 5월 11일 규모 3.9 지진이었다. 가장 최근 지진으로는 올해 6월 5일 규모 2.1 지진이었다.

▲ 최근 10년간 규모 2.0이상 한반도 및 주변 해역의 지진발생 현황.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의 지진 발생 횟수는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는 경주 지역에서의 9.12지진(규모 5.1, 5.8)이 일어난 해인 2016년(총 252건)과 포항지진(규모 5.4)이 발생한 해인 2017년(총 223건) 2년 연속 200건을 넘었다. 이후 2018년 115건, 2019년 88건, 2020년 68건으로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2021년(70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22년에는 77건을 기록했다.

▲ 1978년부터 2022년까지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분포도.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올해는 7개월 만에 지난해의 80% 수준에 육박하는 59건이 발생하는 등 작년보다 발생빈도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규모 2.0 이상의 월별 평균 발생 건수는 8.4건으로, 지난해 6.4건보다 2건이나 많다.

특히 규모 3.0 이상 지진발생 횟수는 올해 벌써 10건이나 돼 21년(5건)과 22년(8건) 연간 발생 횟수를 훌쩍 넘겼다. 규모 4.0 이상 지진발생은 3년 연속(21년 2건, 22년‧23년 각 1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컬러플레이스 이세령 대표와 에이드프라미스 예선영대표, K-케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협력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컬러플레이스 이세령 대표와 에이드프라미스·국제돌봄연합(ICU) 예선영 대표가 9월 고령 사회에서도 존엄성을 지켜낼 수 있는 새로운 협력을 위해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퍼스널컬러 분야에서 15년간 독보적 입지를 다져온 이세령 대표는 단순한 뷰티 서비스를 넘어 데이터 기반 분석과 맞춤형 이미지 컨설팅을 통해 개인의 자신감과 존엄 회복

2

강원랜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손잡고‘건설 분야 감사자문단’ 발족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 감사위원회(상임감사위원 안광복)는 12일에 건설사업의 리스크 예방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력한‘건설 분야 감사자문단’을 공식 발족한다고 밝혔다.이번 자문단 발족은 지난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체결한 감사업무 협약 이후 실질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되는 후속조치로 양 기관 상임감사위원과 감사업무

3

SK하이닉스, 2025 미래포럼 개최…"차세대 AI 전략 논의"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AI 시대, First Mover로서의 기술적 도약과 Paradigm 변화’라는 주제로 2025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이하 미래포럼)’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미래포럼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트렌드와 변화를 조망하고 SK하이닉스 반도체 기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